경기불황에도 ‘방긋’ 웃는 중고차 시장 “이유가 있다”
동아경제
입력 2013-09-17 09:45 수정 2013-09-17 09:47
경기불황 장기화로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중고차 시장만큼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5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3 한국의 소비생활지표’에 따르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62.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자신을 빈곤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4.8%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불황에 사회 양극화까지 심화되며 소비시장이 얼어붙는 등 불안정한 경제상황 속에서 중고차 시장은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320만대로 22조 원대까지 늘어나는 모습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 매물관리부 최경욱 팀장은 “경차는 사야하는데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과 돈이 있어도 안 쓰는 상류층 모두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절약형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는 상류층의 경우 고급 중고차 중에서도 감가가 큰 수입차를 선호한다. 실제로 올 상반기 중고 수입차에 대한 문의가 작년 동기 대비 51% 이상 껑충 뛰었다.
중고 수입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BMW 520d로, 2011년형이 4240~4870만 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역시 인기가 많은 벤츠 E300의 경우 2011년형 모델이 4240~4780만 원 정도다.
상류층이 수입차를 선호하는 데는 수입차의 경우 평균 무상보증기간인 3년이 지나면 적게는 30%, 많게는 50% 정도의 감가율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반값 중고차’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틈을 노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민의 경우에는 신차 구입이 부담스러워 중고차를 구매하는 양상이다. 신차가격이 점점 높아지면서 할부구매로도 가격부담이 커지자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경차의 인기가 높은데 경기불황 속에 취등록세 면제, 유류세 환급,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이용료 반값 등 각종 세금혜택이 많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경차의 시세를 살펴보면 인기가 가장 많은 올 뉴 모닝의 경우 2013년형이 780~1000만 원대, 레이 2013년형 1100~1300만 원대 정도다. 5년 이상 된 경차의 경우 신차대비 50% 정도의 감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해, 할부구매로도 신차 사기가 버거운 서민들의 차 값 부담을 한층 덜어주고 있다.
최 팀장은 “자동차는 유지비가 중요한데 중고차는 새 차에 비해 보험료나 세금이 20~80% 정도 저렴하고, 연식별 중고차 감가율에 따라 과세표준액도 달라지기 때문에 더 경제적이라 차테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다”라며 “하지만 중고차는 할부구매 시 높은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제상황에 따라 저렴한 중고차를 현금으로 구입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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