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속도제한’ 때문에 중고차 품귀현상?
동아경제
입력 2013-07-16 10:44 수정 2013-07-16 11:00
정부의 승합차 속도제한장치 의무 장착을 둘러싸고 신차시장에서 승합차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것과 달리 중고차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올 초 공포한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다음달 16일부터 출고되는 4.5톤 이하 승합차에 의무적으로 속도제한장치를 장착해야 한다. 승합차의 속도를 시속 110km로 제한해 교통사고를 줄이고 연비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기존 차량들에는 적용되지 않아 16일 이전에 신차를 계약하려는 소비자들과 중고 승합차를 구입해 속도제한 없이 도로를 달리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신차시장에서 이미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은 다음달 16일 이전 출고 차량의 계약이 모두 완료된 상태이며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이 달 중순을 기점으로 계약이 모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은 의외로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전문 기업 SK엔카에 따르면 신차 품귀 현상이 빚어져 많은 수요가 중고차로 옮겨졌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중고차 시장의 매물이 많아 이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차 시장에서 일부 수요가 유입되더라도 갑자기 시세가 올라가거나 공급이 부족한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 상반기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승합차의 등록대수를 보면 큰 변동 없이 일정한 비중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 매물은 지난 3월부터 중고차 시장에 유입됐지만 전체 승합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다.
시세 역시 일반적인 수준의 중고차 가격 하락세와 비슷해 큰 변동이 없다. 그랜드 스타렉스 12인승 왜건 CVX 럭셔리의 경우 지난 6월 2012년형이 80만 원 상승했지만, 이는 4월께 큰 폭의 하락 이후 적정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카니발 R 그랜드 카니발 GLX R 스페셜 역시 2011년형 시세가 지난 4월 50만 원 하락했던 점을 제외하면 소폭의 상승 또는 하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 4WD GT는 지난 6월 시세가 100만 원 하락한 후 현재 3010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SK엔카 종합기획본부 정인국 본부장은 “승합차 속도제한장치 의무 장착으로 인해 중고차 매물 가격의 폭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중고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하지만 실제로 시행 된 이후 연식에 따라 시세가 강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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