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Test Drive Season2] ‘성능·연비’ 다 잡은 포커스…미국차 편견은 버려라!
스포츠동아
입력 2013-05-28 07:00 수정 2013-05-28 09:00
포드의 ‘포커스 디젤 티타늄’은 투박하다는 미국 세단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연비 위주의 타이어 세팅으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내구성, 코너링, 제동력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 주었다. 사진제공|포드
포드 포커스 디젤 티타늄
스포츠동아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에서는 3명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Race Driving), 스포츠 주행(Sports Driving), 일반 주행(Normal Driving)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3D(3Driving) 입체적인 평가를 한다. 3D 입체평가는 개인의 경험과 감성, 드라이빙 능력, 차량 특성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시승 소감에 최대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는 일반 도로 시승은 물론 레이싱 서킷 테스트를 병행해 객관적인 랩타임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서킷 테스트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드러나지 않는 차량의 운동 성능과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다. 리얼테스트 드라이브 시즌 2의 여섯 번째 주인공은 전형적인 미국 자동차 브랜드인 포드에 대한 이미지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데 성공한 해치백 모델인 ‘포드 포커스 디젤 티타늄’이다.
▶ 포드 포커스 디젤 티타늄 3D 입체평가
■ 한계주행
가볍고 빠른 반응의 제동력…내구성도 우수
연비 중심 세팅…스포츠 드라이빙엔 아쉬움
● 장순호 프로레이서
포드의 ‘포커스 디젤 티타늄’은 출발부터 3단까지의 가속력이 부드러우면서도 34.7kg·m라는 최대토크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민첩했다. 하지만 4단부터 6단까지의 중·고속 영역에서의 가속력은 제원상 163마력이라는 최고출력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다.
디젤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가솔린엔진 차량보다 높은 RPM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낮은 RPM영역에서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어야 가속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간다. 하지만 포드 포커스는 연비중심의 차량 세팅으로 인해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코너링 성능의 경우 굴곡이 심한 U자 코너에서는 미끄러짐 현상이 적고 안정된 코너링 성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고속 코너링에서는 차량 전체의 미끄러짐 현상이 생겼다. 원인은 차량의 성능과 속도를 타이어가 버텨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차량의 서스펜션 밸런스는 좋은 편이지만, 지나치게 승차감과 연비에만 초점을 맞춘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에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다면 제일 먼저 고성능 UHP(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로 바꿔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제동력은 만족스러웠다. 브레이크 페달은 가볍게 밟히면서도 신속하게 반응했다. 브레이크 특성을 보면 조정성은 떨어지지만 내구성은 테스트 주행하는 내내 안정된 성능을 보여주었다. 단, 강하게 풀 브레이킹했을 때는 타이어가 제동력을 받아주지 못해 제동거리가 다소 길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 역시 차량의 문제라기보다는 타이어와의 궁합 문제로 판단된다.
50자평 “서스펜션 밸런스와 브레이크 성능, 퍼포먼스는 만족스럽지만 연비 위주의 타이어로 세팅한 것이 옥의 티였다”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현 EXR팀106 소속 드라이버
■ 스포츠주행
안정된 승차감·17km/L 고효율 연비 만족
최대토크 34.7kg·m…저회전 가속력 깜짝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미국차가 변했어요!”
포드 포커스 디젤 티타늄은 ‘덩치만 크고 연비는 좋지 않다’는 미국차에 대한 편견을 깬 모델이다. 뛰어난 성능과 높은 연료 효율성을 지닌 유럽스타일로 제대로 변신했다. 시승하기 위해 도로에 올라선 순간 극한의 자동차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 통산 44회 우승에 빛나는 랠리카의 DNA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을 실감했다. 포커스 디젤에는 미니와 재규어 등 유럽 브랜드에 탑재된 2.0 TDCi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4.7kg·m(스포츠 및 티타늄 모델 기준)의 엔진 성능은 스포츠 드라이빙에 적합하며, 차량 밸런스와 단단하면서도 여유있는 승차감도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리터당 17.0km에 이르는 높은 연비도 매력적이다. 운동 성능 면에서는 특히 가속력·코너링·제동력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저회전 영역에서도 충분한 가속력이 느껴지고 높은 토크도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전륜구동 방식이지만 거친 코너링에도 안정감을 준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핸들링에서 독일차의 감성도 느낄 수 있다.
브레이크는 급가속 급제동을 반복해도 크게 과열되지 않고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급출발시 타이어 그립이 노면을 움켜쥐지 못해 앞이 들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엔진소음과 차체진동도 다소 귀에 거슬린다.
기어방식은 6단 듀얼 클러치식 파워 시프트다. 기어 변속시 충격이 적고 최고 4500rpm에서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1, 2단에서 파워풀한 가속감이 좋다. 시프트 다운(저단 변속)시 적절한 토크가 유지돼 추월도 쉽다.
50자평 “단단하면서도 여유로운 승차감이 폭스바겐 골프와 닮았다. 높은 토크가 주는 스포츠 주행 성능도 만족스럽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더블클러치 채택…변속 충격 느낄 수 없어
순정 상태서도 기대 이상 서킷 적응력 자랑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포드 포커스를 시승하면서 두 번 놀랐다. 세심하게 마감된 실내 인테리어와 편의 사양에 한번 놀랐고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골프 2.0 TDI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운동 때문에 또 놀랐다. 사실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선호 모델이 아니었지만, 시승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호감도가 올라갈 정도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골프와의 비교가 쉬웠던 이유는 기자가 골프 2.0TDI의 오너였기 때문이다. ‘골프만 하겠어?’라는 편견은 도로 주행을 30여분 정도 한 뒤부터 깨끗이 사라졌다. 두 차량은 모두 디젤 모델이며, 토크가 높아(포커스 스포츠 34.7, 골프 2.0TDI 32.6) 어지간한 세단쯤은 단숨에 추월할 수 있는 순간 가속력을 지니고 있다. 또 더블클러치 방식을 채택해 변속 충격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민첩한 변속이 이뤄진다. 관건은 안정성인데, 포드 포커스는 스포츠 드라이빙의 재미를 만끽할만한 동력 성능과, 고속 코너링에서의 안정성도 두루 갖추고 있다. 시속 180km 까지는 거침없는 가속이 가능하고, 200km 내외의 고속 주행에서도 불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탄탄했다.
서킷 주행에서도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연비 위주의 타이어를 기본 장착하고 있어 더 몰아붙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코너링에서의 안정된 핸들링과 브레이크 내구성만큼은 훌륭했다. 순정 상태에서 이 정도의 서킷 적응력을 보이는 차는 의외로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길이 가는 모델이다.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버린다면 해치백 모델을 구입하기 전에 포드 포커스 역시 구매 목록 리스트에 올려두고 꼼꼼히 비교해 볼만하다.
50자평 “투박하고 연비도 떨어진다는 미국 세단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차. 해치백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리스트에 올릴만하다”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C라이센스 드라이버
사진제공|포드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5월10일 / 날씨: 맑음 / 온도: 영상 22도 / 서킷 테스트 시간: 오후 1시
■ 포드 포커스 디젤 티타늄 스펙
배기량: 1997cc
연료: 디젤
변속기: 파워시프트 6단 동(더블클러치)
연비: 17km/L(복합연비 기준)
최고출력: 163마력, 3750rpm
최대 토크: 34.7kg·m, 2000-3250rpm
구동방식: 전륜구동
엔진: 2.0TDCi
승차정원: 5명
가격: 3350만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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