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Test Drive]날렵해진 쿠페의 전설…구불구불 코너도 가뿐하네
스포츠동아
입력 2012-08-14 07:00 수정 2012-08-14 09:13
시로코 R-라인은 3세대 시로코의 날렵하고 역동적인 바디라인에 스포티한 감성을 더한 R-라인 디자인 패키지가 추가돼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아울러 스타일에 걸맞은 폭발적인 퍼포먼스와 코너링 능력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스포츠동아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시승 평가 ‘스포츠동아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를 기획했다. 3명의 전문가들이 각각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입체적인 평가를 한다. 일반 도로는 물론이고 레이싱 서킷이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서 차량의 운동 성능,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 각종 성능을 종합 평가한다. 독자들이 신차를 선택할 때 참고해도 좋을 내용들이다. 리얼테스트 평가단이 선택한 5번째 차는 스포츠 쿠페의 전설,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이다.
▶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3인3색 시승기
■ 한계주행
무개조 상태에서도 서킷 한계주행 가능
앞뒤 밸런스 굿! 코너링 속도 동급 최강
● 프로레이서 장순호
170마력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량 무게(공차 중량 1442kg) 때문에 직진 가속 성능은 매우 우수했다. RPM도 5000RPM까지 꾸준하게 토크가 유지되면서 가속된다. 6단 기어는 기어비가 촘촘하게 배열돼 이를 충분히 활용해 가속할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다. 서킷 주행을 하면서 가속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시로코를 서킷에서 주행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안정된 코너링 밸런스다. 전륜구동이지만 후륜구동 못지않은 빠른 코너링 스피드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일반 양산 차량은 출고된 순정 상태에서 서킷 주행 시 언더스티어(차량 앞쪽이 코스 밖으로 밀려나가는 현상)가 강해 코너링 느낌이 불안정하다. 하지만 시로코 R-라인의 코너링 밸런스는 바로 경기에 투입해도 무방할 정도다.
코너링 한계속도에서도 조향 능력이 탁월했다. 차량 앞뒤 밸런스가 좋기 때문이다. 코너링 탈출시의 가속 능력이 동급 경쟁 차종에 비해 뛰어났다. 서킷 랩타임 기록도(1분41초39) 출력대비 빠른 편에 속한다. 코너링 스피드가 빨라서 기록이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약간은 가볍다는 느낌이 들지만 페달을 조작하는 내내 동일한 밸런스를 유지해줬다. 테스트를 마치고 정차했을 때 브레이크 로터에서 연기가 날 정도로 과열이 되었지만 브레이크 성능 변화는 거의 없었다. 레이싱카에 사용하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순정 상태 그대로 서킷에서 한계 주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프로레이서 장순호= 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 스포츠주행
고속도로 보단 코너링 많은 국도 스타일
4∼6단 더디게 느껴지는 변속감 아쉬워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스포츠시트의 밀착감이 좋다. 운전시 흐트러짐 없는 안정된 자세를 유지시켜준다. 심플하면서 그립감이 좋은 D컷 핸들과 한눈에 보이는 센터펜시아는 운전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해보니 4,6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1∼3단까지는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반면 4∼6단까지는 변속감이 더디게 느껴진다. 시속 150km의 고속코너링에서는 약한 언더스티어가 일어난다. 하지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운전자가 미세하게 느끼는 정도의 언더스티어 현상은 스포츠 드라이빙의 또 다른 즐거움이니까.
차가 흘러가는 대로 핸들을 잡고 엑셀을 밟으면 원심력에 의한 빠른 코너링이 가능하다. 지면에 착 달라붙어 도로를 달린다는 느낌이 강해 두려움 없이 코너링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중·저속 코너링에서도 착 감아 도는 느낌의 서스펜션이 차량을 도로위로 밀착시켜 준다.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시스템도 코너링시 차량의 접지력을 높여준다. 고속도로보다는 굽이굽이 코너가 많은 국도가 잘 어울리는 차량이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앞)와 디스크(뒤)를 장착한 제동력도 우수하다. 여기에 피렐리 P제로 19인치 타이어도 안정감을 준다. 엔진 배기음은 디젤이지만 경쾌하고 다이나믹하다. 다만 고속주행 시 들려오는 바깥소음은 듣기가 거북하다. 0∼100km는 8.1초. 시속 200km는 무리 없이 넘긴다. 공인연비는 15.4km/L로 뛰어난 연료효율성을 보여준다. 스포츠모드에서도 7∼8km/L 수준으로 달리기 성능을 감안하면 훌륭한 편에 속한다.
김기홍= 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스포츠카의 대중화 이끈 전설적인 모델
4인승 경쟁 쿠페 비해 뒷자리 공간 쾌적
● 원성열 기자
폭스바겐의 골프GTi와 시로코 R-라인 두 모델은 세계 각지에서 원메이크 자동차경주대회를 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원메이크 레이스는 한 회사에서 제작한 같은 성능의 단일 차종이 출전해 오직 드라이버의 실력만으로 승부를 겨루는 대회를 말한다. 시로코 R-라인 원메이크 경기는 F1의 인기에 버금가는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 대회 서포트 레이스로 열리고 있다. 이처럼 시로코 R-라인은 레이싱카와 양산차의 경계를 뛰어넘어 스포츠카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전설적인 모델이다.
주행성능은 어떨까? 약간의 안전장치만 추가하면 곧바로 트랙을 달려도 좋을 정도로 검증된 성능을 지닌 시로코 R-라인을 타고 트랙에 올라섰다. 평소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스포츠동아서킷 180도 헤어핀 코너에서 시로코 R-라인은 탁월한 안정감을 줬다. 브레이킹 타이밍을 약간만 놓쳐도 아웃되기 일쑤인 코너에서 평소 이상의 속도로 진입했음에도 안정적인 코너 탈출 능력을 선보였다.
서킷은 물론 일반 도로 주행시 어떤 코너에서도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시로코 R-라인 최대 토크는 3,000cc급 가솔린 엔진의 힘을 웃도는 35.7kgm(1,750∼2,500rpm)이다. 중·고속 구간에서의 가속력이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포츠 쿠페지만 뒷자리 공간도 넉넉해 무늬만 4인승인 경쟁 쿠페를 압도한다.
폭스바겐 골프 2.0GTD(4090만원)와 시로코 R-라인(4130만원)은 가격과 성능 면에서 종이 한 장 차이다. 하지만 스타일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더 중시한다면 단연코 시로코 R-라인이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드라이버 C라이센스 보유.
■ 장순호의 ‘스포츠동아 서킷’
● 롤링 스타트 서킷 랩타임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1분41초39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7월31일/ 날씨: 맑음/ 온도: 36도/ 서킷 테스트 시간: 오후 1시
■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스펙
배기량: 1968cc
0∼100km: 8.1초
공차중량: 1,442kg
연료: 디젤
연비: 15.4km/L
최대출력: 170마력, 4200rpm
최대토크:35.7kg.m/1745∼2500rpm
구동방식: 전륜구동
변속기: 6단 DSG
엔진: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승차정원: 4인승
가격: 4130만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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