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자비와 전쟁의 참혹함 동시에 담다
이지윤 기자
입력 2026-05-25 14:44 수정 2026-05-25 14:46
[렘브란트에서 고야까지]〈8〉 앙투안 장 그로의 ‘아일라우 전장의 나폴레옹’
1807년 2월,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과 러시아·프로이센 연합군이 매서운 눈보라 속에서 충돌했다. 나폴레옹 전쟁 가운데 가장 참혹했던 전투로 꼽히는 ‘아일라우 전투’다. 마지막까지 전장을 점거한 프랑스군이 승리를 주장했으나 양측 모두 피해가 막대했다. 프랑스 내부에서 전쟁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나폴레옹은 ‘프로파간다 그림’을 명령했다.
‘아일라우 전장의 나폴레옹’은 이처럼 정치적 의도를 품고 탄생했다. 전투 직후 나폴레옹은 루브르박물관에 선전화를 그릴 화가를 섭외하도록 지시했고, 공모전을 거쳐 앙투안 장 그로(1771~1835)가 붓을 잡았다.
이 그림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ALT.1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렘브란트에서 고야까지: 톨레도 미술관 명작전’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루브르박물관 소장품(가로세로 7.8X5.2m)을 그리기 전에 그린 소형 버전(가로세로 1.45X1.04m)으로 여겨진다.
작품은 나폴레옹의 위대함과 자비로움을 부각해서 보여준다. 화면 중앙에선 갈색 말을 탄 나폴레옹이 프랑스 군의관들의 치료를 살피고 있다. 나폴레옹의 손은 마치 병사들을 축복하는 듯한 자세로 뻗어 있어, 언뜻 구세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 그림은 선전을 수행하는 동시에 전쟁의 참혹함까지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 영웅 역사화들과 달랐다. 고전주의 영웅 역사화처럼 숭고한 질서와 승리를 그리면서도, 화가는 전장의 참혹함과 감정적 혼란을 회피하지 않았다. 관람객의 시선이 바로 닿는 화면 전경에는 시체와 부상자들을 그려넣었는데, 신체가 절단돼 고통스러워하거나 미쳐가는 듯한 표정이 생생히 묘사됐다. 나폴레옹 재단 측은 “승리의 어두운 면을, 거의 처음으로 그 추한 현실 그대로 보여준 그림”이라고 평가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아일라우 전장의 나폴레옹’은 이처럼 정치적 의도를 품고 탄생했다. 전투 직후 나폴레옹은 루브르박물관에 선전화를 그릴 화가를 섭외하도록 지시했고, 공모전을 거쳐 앙투안 장 그로(1771~1835)가 붓을 잡았다.
이 그림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ALT.1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렘브란트에서 고야까지: 톨레도 미술관 명작전’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루브르박물관 소장품(가로세로 7.8X5.2m)을 그리기 전에 그린 소형 버전(가로세로 1.45X1.04m)으로 여겨진다.
작품은 나폴레옹의 위대함과 자비로움을 부각해서 보여준다. 화면 중앙에선 갈색 말을 탄 나폴레옹이 프랑스 군의관들의 치료를 살피고 있다. 나폴레옹의 손은 마치 병사들을 축복하는 듯한 자세로 뻗어 있어, 언뜻 구세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 그림은 선전을 수행하는 동시에 전쟁의 참혹함까지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 영웅 역사화들과 달랐다. 고전주의 영웅 역사화처럼 숭고한 질서와 승리를 그리면서도, 화가는 전장의 참혹함과 감정적 혼란을 회피하지 않았다. 관람객의 시선이 바로 닿는 화면 전경에는 시체와 부상자들을 그려넣었는데, 신체가 절단돼 고통스러워하거나 미쳐가는 듯한 표정이 생생히 묘사됐다. 나폴레옹 재단 측은 “승리의 어두운 면을, 거의 처음으로 그 추한 현실 그대로 보여준 그림”이라고 평가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