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잇몸 염증인 줄 알았는데…8주 지나도 안 낫는다면 ‘이것’ 가능성

최현정 기자

입력 2026-01-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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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항암제 복용자 주의보

골다공증 치료제나 항암제를 복용 중이라면 잇몸 통증과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턱뼈 괴사’ 신호일 수 있다. 의료진이 말하는 진단 기준과 예방법. ⓒ News1 DB

잇몸 통증과 염증이 몇 주째 가라앉지 않는다면, 단순한 치과 질환이 아니라 복용 중인 약물과 연관된 ‘턱뼈 손상’일 수 있다는 의료진의 경고가 나왔다. 골다공증 치료제나 항암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들 사이에서, 발치나 임플란트 이후 상처가 낫지 않고 뼈가 노출되는 ‘약물 관련 악골괴사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김라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19일 “약물 관련 악골괴사증은 턱뼈가 손상된 뒤 8주 이상 치유되지 않고 염증이나 괴사가 이어지는 질환”이라며 “고용량 주사 항암치료를 받는 암 환자나 골다공증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질환은 특정 약물이 뼈 재형성과 혈류 공급 과정에 영향을 주면서 발생한다. 골흡수 억제제 계열인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 혈관생성 억제제 계열 항암제가 대표적이다. 이들 약물은 골다공증이나 암 치료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지만, 턱뼈에 염증이 생기거나 치과 시술이 이뤄질 경우 회복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 잇몸 염증인 줄 알았는데…8주 지나도 낫지 않으면 ‘신호’

약물 관련 악골괴사증은 주로 발치나 임플란트 시술 이후 나타난다. 초기에는 단순한 상처나 잇몸 통증, 붓기, 고름 같은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괴사된 턱뼈가 입안으로 노출되는 단계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김 교수는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인 상태에서 입안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통증이 8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염증으로 보지 말고 반드시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진단의 핵심은 ‘약물 이력’…X선·CT로 괴사 범위 확인

진단 과정에서는 환자의 약물 복용 이력이 가장 중요하다. 의료진은 골다공증 치료제나 항암제의 종류, 복용 기간, 용량을 확인한 뒤 구강 내 뼈 노출 여부와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있는지를 살핀다. 필요할 경우 파노라마 엑스레이나 CT 촬영을 통해 턱뼈 염증 범위와 괴사 정도를 정밀하게 확인한다.

방사선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에게서 특정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턱뼈 노출이나 상처가 8주 이상 지속되면, 약물 관련 악골괴사증으로 진단한다.

● 고령·만성질환 환자일수록 회복 더뎌…시술 전 고지 필수

치료는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소독, 항생제 투여, 구강 위생 관리 등 보존적 치료로 감염과 염증을 조절한다. 그러나 괴사 범위가 넓거나 통증과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손상된 뼈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령 환자나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는 뼈 재생 능력과 면역 기능이 떨어져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 치료제나 항암제를 장기간 복용할수록 약물의 영향이 누적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김 교수는 “고령 환자는 단순한 잇몸 염증이라도 방치하지 말고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치과 시술 전에는 복용 중인 약물을 의료진에게 반드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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