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1.6 →1.4%… 5연속 하향
박민우 기자 , 김수연 기자
입력 2023-05-26 03:00
“IT-반도체 경기회복 지연”
기준금리는 3연속 3.5% 동결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5%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5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으로 올해 성장률을 이전 전망보다 낮춰 잡은 것이다. 아울러 2월과 4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연 3.5%로 묶어 두기로 했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2월 올해 성장률을 2.5%로 내다봤던 한은은 그해 5월 전망치를 2.4%로 낮춘 뒤 경제전망을 수정할 때마다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조정했다. 이에 1.5%가 국내외 기관에서 ‘대세’로 굳어지는 듯했지만 이번에 한은이 내놓은 성장 전망은 그보다 더 낮은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보기술(IT), 반도체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천천히 회복되면서 주변국 파급 효과도 느려진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진국의 성장률 평균이 1.3% 정도인데 한국처럼 제조업 중심이고 에너지 수요가 많은 국가에서 1.4% 성장은 비관적이라거나 경제 파국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다시 낮춘 건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 부문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난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리오프닝)했지만 효과가 미미해 한국 등 주변국의 대중(對中)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7∼12월)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한은과 정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전망도 결국 희망고문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중국 회복세가 지연되는 등 최악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1.1%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올해 5.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중국 경제가 주춤하고 미국발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확대되면 한국 성장률이 1.1%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중국의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날 경우 한국 성장률은 1.6%로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해서도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했지만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1∼3월) 0.3% 성장하면서 지난해 4분기(―0.4%) 역성장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수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26억2000만 달러)까지 14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95억4800만 달러에 달한다. 한은은 “2분기(4∼6월)에도 회복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26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로 축소했다.
이창용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조개혁 없이 재정과 통화 등 단기 정책을 통해 저성장을 해결하려는 것은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는 쓴소리도 던졌다.
성장률을 내려 잡을 만큼 경기가 부진하다 보니 이날 한은은 연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2월과 4월에 이어 3연속 동결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진 데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5%로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는 모습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한은의 3연속 동결로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연내 금리인하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가 최종 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절대로 (금리 인상을) 못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기준금리는 3연속 3.5% 동결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5%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5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으로 올해 성장률을 이전 전망보다 낮춰 잡은 것이다. 아울러 2월과 4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연 3.5%로 묶어 두기로 했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2월 올해 성장률을 2.5%로 내다봤던 한은은 그해 5월 전망치를 2.4%로 낮춘 뒤 경제전망을 수정할 때마다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조정했다. 이에 1.5%가 국내외 기관에서 ‘대세’로 굳어지는 듯했지만 이번에 한은이 내놓은 성장 전망은 그보다 더 낮은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보기술(IT), 반도체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천천히 회복되면서 주변국 파급 효과도 느려진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진국의 성장률 평균이 1.3% 정도인데 한국처럼 제조업 중심이고 에너지 수요가 많은 국가에서 1.4% 성장은 비관적이라거나 경제 파국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구조개혁 없이 재정-통화 기대면, 나라 망가지는 지름길”
올 성장률 1.6→1.4% 5연속 하향
‘중국 효과’ 미미… “최악 경우 1.1%”
“장기 저성장 국면, 단기정책 안돼”
시장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주목
‘중국 효과’ 미미… “최악 경우 1.1%”
“장기 저성장 국면, 단기정책 안돼”
시장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주목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다시 낮춘 건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 부문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난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리오프닝)했지만 효과가 미미해 한국 등 주변국의 대중(對中)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7∼12월)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한은과 정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전망도 결국 희망고문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중국 회복세가 지연되는 등 최악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1.1%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 ‘상저하고’ 위태… 성장률 1.1% 그칠 수도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끌어내렸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지만 1년 새 전망치를 1%포인트 내린 것이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1.3%)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 중 최하 수준으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약 2%)에도 못 미친다. 내년 전망치도 기존 2.4%에서 2.3%로 소폭 낮아졌다.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올해 5.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중국 경제가 주춤하고 미국발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확대되면 한국 성장률이 1.1%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중국의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날 경우 한국 성장률은 1.6%로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해서도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했지만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1∼3월) 0.3% 성장하면서 지난해 4분기(―0.4%) 역성장에서 탈출했지만 여전히 수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26억2000만 달러)까지 14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95억4800만 달러에 달한다. 한은은 “2분기(4∼6월)에도 회복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26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로 축소했다.
이창용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조개혁 없이 재정과 통화 등 단기 정책을 통해 저성장을 해결하려는 것은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는 쓴소리도 던졌다.
● 긴축 끝나나… “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시장에선 한은의 3연속 동결로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연내 금리인하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가 최종 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절대로 (금리 인상을) 못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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