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 빚 시달리다 노모 살해하고 자살

동아일보

입력 2014-01-09 03:00 수정 2014-01-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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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장, 아내 몰래 투자했다 실패
“경제적문제로 어쩔수 없었다” 유서


주식투자에 실패해 수억 원의 빚을 진 50대 남자가 노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 오후 9시 40분경 대전 서구 갈마동 K아파트에서 김모 씨(56)가 목매 숨져 있었고 그의 어머니(96)도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신고한 김 씨 아내는 “외출 후 집에 도착하니 남편은 문 근처에서, 노모는 방 안에서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집 안에서는 김 씨가 남긴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 형태 메모가 발견됐다. “아내 모르게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1억5000만 원의 빚을 졌다. 남은 재산 중 일부는 처분해 ○○ 등에게 갚아 달라.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주식투자로 빚을 졌다는 사실을 몰랐다. 내가 노모를 모시는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고민해 오다 고령의 어머니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고 유서 등 정황으로 미뤄 김 씨 홀로 저지른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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