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승용차 판매량 껑충 2013년 15만대 첫 돌파

동아일보

입력 2014-01-08 03:00 수정 2014-01-0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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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17만4000대 전망



지난해 수입 승용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5만 대를 넘어섰다. 차종이 다양해진 데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와 개별소비세가 낮아진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도 12%를 돌파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해 팔린 수입 승용차가 15만6497대로 전년 동기(13만858대)보다 19.6%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연간 수입 승용차 판매량이 15만 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수입 승용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국산 승용차 연간 판매량 통계가 나오지 않아 지난해 1∼11월 기준으로 봤을 때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12.2%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산차와 수입차 월간 판매 증가율을 감안했을 때 수입차의 연간 시장 점유율은 12.6%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자동차협회는 올해도 수입 승용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간 판매량이 17만4000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전망한 올해 국산 승용차 판매량(116만 대)과 비교하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3.0%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 독일차가 강세

지난해 수입차 업계의 화두는 ‘대중화’와 ‘독일’이었다. 배기량 2000cc 미만 차량 판매량이 전체의 53.5%를 차지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4.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대중화의 힘을 입고 독일 브랜드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폴크스바겐이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개인구매 고객의 비중은 60%로 지난해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수입 판매차량 10개 중에선 9개가 독일 브랜드였다. BMW 520d가 8346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2위와 3위는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5500대)과 메르세데스벤츠 ‘E300’(4926대)이었다.

톱 10 중 도요타 ‘캠리’만 비(非)독일차로 7위에 오르는 등 일본과 미국산 차들은 고전했다.

지난해 수입 승용차가 인기를 끈 가장 큰 이유는 한미 FTA와 한-유럽연합(EU) FTA 체결에 따른 개별소비세 인하로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1500cc 이상 유럽산 차는 2011년 8%이던 관세가 매년 내려 7월 1일부터는 아예 없어진다. 미국산 차는 2012년 8%에서 4%로 떨어진 데 이어 2016년에는 0%가 된다.


● 신차 없는 국산차는 위기


국산차 업계는 올해도 위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국내 판매량이 각각 4.0%와 5.0% 줄어들었다.

올해에도 수입차 업체들이 낮아진 가격을 무기로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국산차 업체들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외에는 이렇다 할 신차가 눈에 띄지 않는다.

현대차는 올해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쏘나타 후속모델, 기아차는 뉴카니발과 뉴쏘렌토, 쏘울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반면 한국GM은 신차로 ‘쉐보레 말리부 디젤’만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르노삼성자동차도 QM5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만 내놓는다. 아우디코리아가 최근 ‘뉴 아우디 A3 세단’을 선보인 데 이어 폭스바겐코리아가 ‘7세대 골프’ 고성능 모델, BMW그룹코리아가 ‘2시리즈 쿠페’와 소형 전기차 ‘i3’ 등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의 최대 약점은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고 수리비와 부품이 비싸다는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무상보증 기간을 늘리거나 저렴한 가격을 강조해야 내수시장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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