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5조원 ADR, 고환율 시대 ‘환율 방패’ 기대감

뉴스1

입력 2026-06-2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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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시설 투자 위해 원화 환전시 환율 안정 기대
환전 시기·외국인 자금은 변수…“효과 제한적” 신중론도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4.23 ⓒ 뉴스1

고환율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300억달러(약 45조원) 규모 미국주식예탁증권(ADR) 발행이 국내 외환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에 쓰일 자금이 원화로 환전될 경우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 달러·원 환율 안정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달러·원 환율은 1500원대 고공권에서 머물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7월 ADR 상장을 통해 약 300억 달러(약 45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Fab)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과 관련 장비 도입에 활용할 예정이다.

ADR은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기초로 미국 증시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만든 예탁증권이다. 미국 투자자는 자국 증시에서 해외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기업은 미국 자본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조달할 수 있다. 일반적인 외화채권 발행과 달리 빚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주식을 활용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300억달러 유입…환율 안정 기대감 ‘물씬’

시장에서는 이번 ADR이 단순한 투자자금 확보를 넘어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달한 달러를 국내 시설투자에 사용하려면 상당 부분을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 만큼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00억 달러는 외환시장에서도 상당한 규모”라며 “1~2개월 안에 상당 부분이 환전될 경우 달러 공급 증가로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매나 무역수지, 반도체 수출 등 다른 변수도 함께 봐야 한다”면서도 “순수하게 ADR 자금만 놓고 보면 달러 공급이 수요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아 환율에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하나은행 선임연구원도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이 국내 투자에 쓰인다면 원화 환전이 불가피한 만큼 외환 수급 측면에서는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은행도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했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ADR로 조달한 달러를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원화 환전 과정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투자자들이 외환시장을 거치지 않고도 투자 비중을 조정할 수 있어 시장 변동성 완화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을 이어가고 있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6.6.26 ⓒ 뉴스1


환율 영향, 환전 시기·사용처 따라 달라져


다만 실제 환율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300억 달러 규모라고 해도 한 번에 모두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투자 집행 시점도 나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입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만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번 ADR은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대규모 해외 지분 조달 사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선례를 만들면서 향후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방식의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ADR의 환율 효과는 조달 규모보다 ‘조달 목적’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를 위해 국내에서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어서 환전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해외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 사용처에 따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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