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비싼 이유 있었네”… 돼지고기 납품 담합 9개사에 과징금 32억

김혜린 기자

입력 2026-03-12 16:38 수정 2026-03-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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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한 육가공업체 9곳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의 담합은 소비자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9개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1억6500만 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CJ피드앤케어 ▲도드람푸드 ▲보담 ▲선진 ▲팜스토리 ▲해드림엘피씨 등 9곳이다. 공정위는 이 중 대성실업·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부경양돈협동조합·CJ피드앤케어·도드람푸드·보담 등 6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이마트가 판매하는 ‘일반육’과 ‘브랜드육’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벌였다. 대성실업·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부경양돈협동조합·CJ피드앤케어·도드람푸드·선진·팜스토리·해드림엘피씨 등 8개 업체는 2021년 7월 입찰 참여 업체가 9개로 늘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납품단가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담합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하고 입찰 가격 하한선을 논의했고, 같은 해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진행된 14차례 입찰 중 8건에서 삼겹살·목심 등 부위별 투찰 가격을 사전에 합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브랜드육 납품 과정에서도 담합이 이뤄졌다. 도드람푸드·보담·선진·팜스토리·해드림엘피씨 등 5개 업체는 2021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부위별 가격과 인상·인하 폭을 사전에 합의하고 견적서를 제출했다. 브랜드 간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지면 비싼 제품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공급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다. 이번 담합과 관련된 전체 계약금액은 일반육 103억 원, 브랜드육 87억 원 등 총 19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마트는 육가공업체로부터 공급받은 가격에 일정 이윤을 붙여 소비자 판매가를 결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담합으로 납품가격이 올랐고, 결국 이마트의 소비자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과징금 총액은 계약금액의 약 16.7% 수준이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도드람푸드가 6억8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해드림엘피씨가 4억4100만 원, 하림그룹 계열사인 선진이 4억3500만 원, 팜스토리가 3억4000만 원, CJ피드앤케어가 3억1500만 원 순이다. CJ제일제당의 자회사였던 CJ피드앤케어는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기업 데 허스에 인수됐다. 매각가는 약 1조2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처음으로 국민들의 주된 식재료 중 하나인 돼지고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육가공업체들의 납품가격 담합 행위를 적발·제재한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에서 물가 안정을 위협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밀가루와 전분당 담합 의혹에 대한 심의도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CJ제일제당·한탑 등 제분업체 7곳이 약 6년간 5조8000억 원 규모의 담합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최대 1조160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분당의 경우 공정위는 대상·사조씨피케이·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가 담합을 통해 약 6조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2400억원에 달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속하게 처리해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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