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장세’에 주식 영끌 투자…예금담보 대출도 역대최대

신무경 기자 , 강우석 기자

입력 2026-03-11 17:03 수정 2026-03-11 17:09

|
폰트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지난달 22일 서울 시내 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6.2.22 뉴스1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현금 자산인 예금을 담보로 한 대출액도 최대치로 불어났다. ‘현기증 장세’에서 주식 투자 이익을 노리고 가용 현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후 자금의 보루인 퇴직연금도 기업이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에서 개인이 주식 등으로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극적인 자산 운용은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자칫 과도한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예금담보대출(청약 담보대출 포함) 잔액은 9일 현재 6조4360억 원으로, 전년 3월 말(5조8571억 원) 대비 10%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2022년 1월 통계 집계한 이래 최대치다.

예담대는 보유한 예금 등을 담보로 95%가량을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대출 금리는 예금 금리에 연 1~1.5%포인트가량을 가산한 금리로 책정한다. 5대 은행 예담대 월 증가 폭은 지난해 3월 말(5조8571억 원) 증가 전환한 이래 꾸준히 커졌다. 그러다가 2026년 1월 말 들어 402억 원 감소 전환했다. 이후 2월 말(427억 원)부터 다시 늘어났고, 이달 들어서는 9일여 만에 1334억 원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예담대가 마이너스 통장과 쓰임이 비슷한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증시로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은행 관계자는 “증시 오름세가 빠른 점, 전자 기기 사용을 활발하게 하는 3050세대 중심으로 예담대 비대면 대출 비중(99%)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하면 자금이 증시 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담대 증가액은 마이너스통장처럼 쓰는 고객들의 증가분으로, 증시로의 자산이동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주식 랠리에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퇴직연금도 공격 투자 지향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 퇴직연금 형태인 DB에서, DC나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직접 운용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은행, 증권, 보험 등 42개 금융사의 DC·IRP 적립금 비중은 54%로 DB(46%)를 앞질렀다. 2년 전만 해도 각각 46%, 54%였다. 올해 들어 이 같은 전환 속도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게 금융 당국 설명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TF) 투자자들도 조정장이 오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은퇴 시점에 배당주나 국채 비중을 높이는 ‘글라이드 패스’ 방식이 적용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을 더 많이 내놓을 수 있도록 연금 사업자들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금융사들에 영끌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 자금 쏠림에 대한 투자자 보호를 요청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이날 11개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 임원을 소집해 투자자를 부추길 수 있는 신용융자 금리 조정이나 수수료 이벤트를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라이프



EV라운지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