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츠 현대모비스 이사, 외부와 소통하는 램프 개발…“車 주변 안전까지 책임진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1-15 12:10 수정 2019-01-16 10:04
미르코 고에츠 현대모비스 램프 설계담당 이사
“미래 자율주행시대에는 자동차 램프가 빛을 이용해 외부와 소통하는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1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램프 기술을 모두 확보해 미래차 램프 시장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미르코 고에츠 현대모비스 램프 설계담당 이사는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언론공개행사를 통해 신개념 자율주행차 콘셉트 ‘엠비전(M.VISION)’을 공개했다. 엠비전은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와 직관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램프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노면을 밝히는 안전부품으로만 사용된 램프를 외부와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 활용한 개념이다.
엠비전에 적용된 주요 라이팅 기술은 ‘커뮤니케이션 라이팅’과 ‘DMD 헤드램프’가 대표적이다. 커뮤니케이션 라이팅은 차량 앞뒤에 장착된 특수 디스플레이를 통해 글씨나 아이콘 등을 표시하는 기술이다.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헤드램프는 40만개에 달하는 미세한 거울로 헤드램프 불빛을 조정해 노면에 특정 신호를 구현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해 차량이 자율주행 중임을 램프에 표시하고 외부와 콘텐츠나 이미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모비스 측 설명이다. 길을 건너는 보행자를 인식해 노면에 횡단보도 이미지를 제공하거나 물웅덩이를 우회할 수 있도록 화살표를 표시해 주는 기능도 구현 가능하다.
현대모비스 엠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
차세대 램프 기술 개발은 미르코 고에츠 현대모비스 램프 설계담당 이사가 이끌었다. 고에츠 이사는 자동차 램프 기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독일 부품업체 헬라(Hella) 출신으로 지난 2017년 5월 현대모비스로 영입됐다. 고에츠 이사는 “램프 뿐 아니라 센서와 전장 등 다양한 미래차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이어 “현대모비스는 램프 개발 분야에서 헬라에 버금갈 정도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업체”라며 “단지 램프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만이 이룰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에츠 이사는 현대모비스 이직 후 가장 큰 성과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어댑티브 드라이빙 빔(ADB, Adaptive Driving Beam)’을 꼽았다. 시장에 없는 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이 부분에서 자부심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ADB는 글로벌 시장 판매를 목표로 다양한 사양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안전성의 경우 “ADB는 일반 램프보다 30m가량을 더 비출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시속 80㎞ 주행 시 시간으로 계산하면 운전자가 약 1.4초의 시간을 벌 수 있다”며 “사고와 관련해 ADB를 장착한 차가 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램프 기술 가격 상승 요인에 대해서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으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단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는 우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저렴한 것은 할로겐이지만 향후 LED(발광다이오드)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CES에서 공개된 램프 기술의 경우 자율주행에 초점을 두고 선행개발 중인 콘셉트 기술로 보다 구체적인 사양과 용도는 향후 데이터를 수집한 후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차세대 램프 시장과 관련해 고에츠 이사는 “램프 시장은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중 커뮤니케이션 램프 시장이 크게 성장할 전망으로 수주 목표는 현재로선 없지만 기술력을 가진 현대모비스가 분명히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램프 전문 업체는 램프만 생산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관련 다른 기술과 센서 분야 개발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차세대 램프 양산 시 조합 가능한 넓은 기술 선택의 폭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래차 관련 다양한 기술 개발 노하우는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미르코 고에츠 현대모비스 램프 설계담당 이사
차세대 램프 개발 과정에 있어 어려운 점으로는 국가별 법규를 꼽았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램프의 경우 도로 표지판이나 법규 등이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기술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고에츠 이사는 각 국가별 법규가 다르기 때문에 램프 기술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산차 헤드램프 밝기와 범위 등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부족하다는 평가에 대해 이는 설계나 부품 성능 문제가 아니라 기술 방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에츠 이사는 “유럽은 고속도로 주행 속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개발 초기부터 멀리 비추는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며 “반면 한국은 속도 제한 구간이 많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비추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사양은 완성차가 요구하는 대로 만들고 차종별로 다를 수 있다”며 “다만 동일한 차종이라도 판매 시장에 따라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법규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램프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고에츠 이사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라며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커뮤니케이션 램프 콘셉트 역시 안전사고 예방 범위를 차량 탑승자에서 외부까지 확대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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