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태에… 웃고있는 전기차 테마株

이건혁기자

입력 2015-10-06 03:00 수정 2015-1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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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 등 주가 급등
환경규제 반사이익 기대감 높아, 일각 “단기 현상… 투자 신중해야”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차량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으로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아직 성과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사태가 처음 알려진 지난달 21일부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과 삼성SDI 주가가 각각 12.5%, 9.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전기차 부품 생산업체인 상아프론테크(23.0%) 피엔티(16.4%) 에코프로(25.0%) 등의 주가도 상승했다. 최원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폴크스바겐 사태 이후 전기차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 문의도 많고 거래량도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전기차가 제약 및 바이오에 이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메가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의 미래를 낙관하는 전문가들은 “향후 환경오염 규제가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만족시킬 대안은 전기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채희근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자동차 기술로는 환경과 연료소비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폴크스바겐 사건으로 드러났다”며 “친환경 기술에 가장 근접한 전기차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기차 관련주의 상승은 단기적 현상이며 전기차의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의 단점인 높은 가격과 긴 충전 시간 등을 개선하는 근본적 기술이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폴크스바겐 사태가 전기차의 장점을 드러낸 건 아니다”며 “또한 차세대 자동차 기술이 반드시 전기차라는 보장도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테마에 휩쓸려 무분별한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채 연구원은 “전기차 관련주로 꼽히는 업체 중 실제 전기차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회사는 많지 않다”며 “폴크스바겐 조사 결과가 나오고 전기차 제조업체의 움직임을 확인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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