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기극’에 경쟁사들 안절부절
동아경제
입력 2015-09-24 16:04 수정 2015-09-24 16:15
미국에서 드러난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과 관련한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 ‘사기극’으로 회사는 대형 악재를 거듭, 경쟁업체들도 비슷한 의혹을 받으면서 세계 자동차 산업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 세계 1위 車 업체 대표 사퇴
우선 마틴 빈터콘(68) 폴크스바겐 대표는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연이틀 사과했지만 책임을 피할 순 없었다. 그는 올해 상반기 폴크스바겐이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를 만든 주역으로 평가받은 인물. 하지만 눈속임 회사의 우두머리였다는 오명을 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빈터콘은 23일(현지시간) “이번 일은 본인과 폴크스바겐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며 “배기가스 조작 문제 책임을 위해 감사위원회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씁쓸한 퇴장을 알렸다.
○ 자동차 주가 폭락
폴크스바겐은 이 사건으로 독일 증시에서 이틀 간 35%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250억 유로(약 33조1200억 원)나 증발했다. 2008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낙폭. 이날 빈터콘 대표가 사퇴하면서 5.19% 반등에 성공했지만, 당분간 예전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이는 다른 자동차 주식에도 영향을 주며 동반 하락을 이끌고 있다.
○ 경쟁업체들도 조작 가능성
이번 조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비영리단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일부 자동차가 실험실과 실제도로에서의 배기가스 차이가 크다고 다시 언급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강화된 각국의 환경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신형 자동차를 실험실에서는 배기가스 배출량이 기준치 밑으로 나오도록 교묘하게 조작하고 실제 도로에서는 유해물질을 뿜어내는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ICCT는 “각국 정부과 규제기관은 자국에서 팔리는 디젤 차량에 대해 조작된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설치됐는지 확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환경단체인 T&E(Transport & Environment)도 다임러 자동차 실험실과 실제도로에서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40%가까이 차이난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 이곳에서도 비슷한 편법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와 함께 몇몇 차량들에서 검사기준과 실제도로 주행 시 배기가스 배출량이 다른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달 뒤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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