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룡 기자의 현장通] 신규 아파트 계약자들 ‘잔금 대란‘ 직격탄

동아경제

입력 2015-07-25 08:47 수정 2016-11-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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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규제로 내년 이후 입주하는 아파트 계약자들 잔금 대출 전환 문제 발생
- 분양권 투매 가능성 높아 신규분양 침체 불가피


22일 발표된 가계부채 대책 발표를 보고 자영업자 강모 씨(38)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청약 열풍에 분양권 전매 및 투자 목적으로 광명 역세권 오피스텔 두 채와 서울 마곡지구 아파트를 분양받았기 때문이다. 중도금까지는 시공사 보증을 통한 집단 대출로 문제가 없겠지만 최종 잔금은 계약자 명의로 대출 전환해야 한다.

강 씨는 “지난해 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책을 내 놓으며 ‘빚내서 집 사라’고 부추기다가 1년도 안 돼 정책을 바꾸는 건 흡사 사채업자가 처음엔 싸게 대출해주다가 금리를 왕창 올리는 거나 마찬가지다”며 “나 같은 자영업자는 소득증빙도 어렵고 원금 상환 부담도 크기 때문에 분양권을 빨리 처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 시장 위축 불가피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내년부터 적용돼 신규 분양시장에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존 주택시장은 위축될 수 있지만 신규 분양 시 받는 집단대출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신규 분양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규 분양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상대적으로 급여가 적은 20~30대 젊은층은 내 집 마련을 위해 3~5년간의 거치 기간 동안 소득을 올라갈 것을 감안해 대출을 받는데 당장 1년 후부터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면 청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규제가 시작되는 내년 이후 입주를 시작하는 분양 계약자들은 최종 잔금 대출시 이번 대책으로 대출이 어려울 수 있어 입주 대기 분양권이 시장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올 하반기 예고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마케팅사 더다함의 윤석영 대표는 “정부는 11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대출 증가와 그리스 문제, 미연준위의 금리인상 예고와 같은 외부적인 리스크로 이번 대책 발표는 불가피했다고 본다”며 “가계부채 해결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소득 심사가 강화되면 20~30대 젊은층의 내 집 마련이 힘들어져 신규 분양 시장이 침체될 것이고 특히 대출 규모가 큰 재건축 시장의 힘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창구 (자료:동아일보DB)


# 하반기 밀어내기 분양 ‘막달효과“
공급과잉 우려에 이번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2~3년 후의 부동산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최근의 분양 물량은 분양 활황기였던 2006년 대비 거의 2배에 육박하고 올 하반기 대출 규제 전 막판 밀어내기 분양은 역대 최대치를 갱신할 전망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대출 규제 전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실수요 증가로 중소형 주택은 막달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일정을 하반기로 앞당기는 사업장들이 늘어나 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은 미분양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최근 공급물량이 많았지만 내년 총선까지는 분양 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에 분양을 집중할 계획이다”며 “이번 대책 발표로 신규 분양 시장 위축되겠지만 하반기 밀어내기 분양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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