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소형차 관세 떨어지는데…車가격은 요지부동
동아경제
입력 2015-06-29 09:40 수정 2015-06-29 09:49
다음달 1일부터 유럽산 수입 소형차 관세가 절반가까이 줄어들지만 차량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한·EU FTA 규정에 따라 유럽에서 수입되는 배기량 1500cc 이하 차량에 대한 관세율이 현행 2.6%에서 1.3%로 절반이 떨어진다. 또한 유럽산 하이브리드 차량도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하고, 화물차의 경우는 기존 3.3%에서 1.6%로 관세가 내려간다.
국내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소형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관세율이 3.3%에서 1.6%로, 화물차는 7.4%에서 3.6%로 낮아진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유럽산 1500cc 이상 차량의 관세율을 완전히 철폐하고, 1500cc 이하 차량은 4.0%에서 2.6%로 낮춘바 있다.
이 같은 관세율 인하로 관련업계는 유럽산 소형차 가격이 내려가 수입차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관세 인하 적용 차량이 많지 않고 일부는 이미 관세 인하분을 선적용해 가격을 책정했거나, 하반기 부분변경 모델 출시 등을 이유로 가격을 내리지 않아 소비자 해택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판매중인 1500cc 이하 수입차는 총 10개 차종으로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미니(MINI), 푸조, 피아트 등이 해당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중 피아트 500, 500C의 경우는 멕시코산 모델이 국내 수입돼 이번 관세 인하와 무관하고 나머지 4개 브랜드 8개 차종(미니 쿠퍼 5도어, 미니 쿠퍼D 5도어, 미니 쿠퍼, 미니 쿠퍼 D, 벤츠 A 180 CDI, 폴크스바겐 폴로 1.4 TDI BMT, 골프 1.4 TSI, 푸조 208 1.4 e-HDI 5D)만 적용된다.
하지만 이들 수입사들은 한결 같이 이번 관세인하가 차량 판매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니 관계자는 “지난 3세대 신형 미니를 출시할 당시 7월 관세 인하분을 미리 선적용해 이번에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 역시 “당장 관세 인하분을 적용하지 않고, 하반기 A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 그때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푸조와 폴크스바겐 담당자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내부적으로 이번 관세 인하 적용에 따른 가격 변화를 논의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한편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의 주류를 차지한 독일산 브랜드들은 한·EU FTA에 따라 차량 관세가 점차 낮아지거나 철폐되는 상황에서도, 관세 인하 시점에만 차량 가격을 약간 내렸다가 이후 다시 올리는 등 ‘꼼수’를 부려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로화 가치가 대폭 떨어지고 관세 철폐에 따라 세금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찻값에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면서 “수입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가격을 내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월 보다 1.0% 증가한 1만838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1만5314대) 보다 20.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대수는 9만5557대로 전년 동기(7만6460대) 보다 25.0% 증가하는 등 수입차 판매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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