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끝 모를 추락 …US오픈 대회 첫날 156명 중 공동 152위

김종석기자

입력 2015-06-19 15:31 수정 2015-06-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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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바닷가에 조성된 골프장에는 나무라고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성한 갈대숲에 도처에 널려 있는 벙커는 워낙 깊어 계단을 설치하기도 했다. 언뜻 보면 미국이 아니라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의 골프장 같았다. 18일(현지시간) 개막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골프 대회인 제115회 US오픈을 유치한 미국 워싱턴 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골프클럽(파70)이다.

US오픈이 미국 서북부 태평양 연안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2007년 개장해 비교적 역사가 짧은 이 골프장은 해안 옆에 인공으로 조성된 링크스 코스이면서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해 티박스와 그린의 표고차가 20m 가까이 되는 홀도 있다. 1번 홀과 10번 홀은 선수들이 티박스까지 셔틀을 타고 가야한다. 해안을 따라 일자로 조성된 16~17번 홀 옆에는 철로가 있어 하루에 60회 달리는 열차를 볼 수 있다.

낯선 풍광 속에서 나흘간의 열전에 들어간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는 다시 참담한 스코어로 무너졌다. 우즈는 버디 1개에 트리플 보기 1개와 보기 8개로 10오버파 80타를 쳤다. 이 대회에서 자신의 역대 최악의 점수를 남긴 그는 156명의 출전 선수 중 공동 152위로 마쳤다. 우즈 보다 못 친 선수는 2명밖에 없다. 이날 우즈는 8번 홀에서 스윙을 하다 클럽을 놓쳐 아이언을 허공으로 날려 보내더니 18번 홀에서는 우드로 친 샷이 토핑이 나 볼이 때굴때굴 굴러 벙커에 들어가는 민망한 장면을 쏟아냈다. 우즈의 퍼팅 수는 36개까지 치솟았다. 우즈와 같은 조였던 리키 파울러(미국)도 81타로 무너졌고, 루이스 우스트히즌(남아공)은 77타를 기록했다. 동반자 세 명의 합산 스코어는 28오버파. 우즈는 “그래도 파울러보다는 잘 쳤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정교한 아이언 샷이 돋보였던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드라이버를 평균 336.5야드나 보낸 더스틴 존슨(미국)이 5언더파 65타로 공동 선두가 됐다. 안병훈은 버디 2개와 보기 5개로 3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79위로 마친 뒤 “드라이버를 잘 날려야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잡는 데 그게 제일 안됐다”고 아쉬워했다. 안병훈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64%로 출전 선수 평균 72.8%에 못 미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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