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수출기업 절반이상 ‘피해 경험’…“원엔환율 감내할 수준 넘었다”

김성규기자

입력 2015-05-26 11:30 수정 2015-05-26 11:3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철강, 석유화학, 기계, 음식료, 자동차·부품, 조선업종의 기업들에게는 원엔환율이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일본에 수출중이거나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수출기업 300여개 사를 대상으로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전망과 대응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엔저로 인해 수출에 피해를 입었는가’라는 질문에, 기업들 절반이상(55.7%)이 ‘수출에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응답은 ‘큰 피해’ 21.0%, ‘약간 피해’ 34.7%, ‘거의 피해 없음’ 36.7%, ‘전혀 피해 없음’ 7.7%으로 나왔다.

특히 ‘거래시 감내할 수 있는 엔화환율’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들의 평균은 ‘924원’으로 답했는데, 이는 4월 평균 원엔환율 908원을 훨씬 상회한 수치다.

업종별로 철강이 963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석유화학(956원), 기계(953원), 음식료(943원), 자동차·부품(935원), 조선·기자재(922원), 반도체(918원) 순이었다.

‘수출경합중인 일본제품이 10%가격을 낮춘다면, 자사의 해당 수출물량은 몇 %나 준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1.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엔저에 대한 기업의 대응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현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 기업 열 곳 중 일곱 곳은 ‘마련하지 못하였다’고 응답했다. 반면, ‘마련했다’는 12.0%, ‘계획중이다’는 18.3%에 그쳤다.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이유로는, ‘대외경제환경 불확실성’이 60.8%로 가장 높게 꼽혔으며, ‘일시적 현상이라 생각’(16.7%), ‘해외시장 정보 부족’(15.3%),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9.1%) 순으로 꼽았다(복수응답).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아베노믹스 초기 우려했던 근린궁핍화정책(다른나라 경제를 희생시키면서 자기나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과거 엔고시대를 이겨낸 일본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원고시대를 헤쳐 나가기위해 사업구조를 효율화하고 제품의 부가가치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