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車 고공행진에 수출까지 부진?…국내 자동차 업체 ‘이중고’

김성규기자

입력 2015-04-07 18:07 수정 2015-04-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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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수입차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산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줄어드는 가운데, 유일한 돌파구인 수출시장에서도 주요 시장인 신흥국들의 성장이 둔화되며 고전하고 있다. 나라 안에서는 수입차들의 공세에, 바깥에서는 시장 축소에 치이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5대 완성차업체의 수출대수는 73만56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 줄었다. 비중으로는 1만1658대를 수출한 쌍용자동차가 40.7%가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한국GM도 10만9864대를 수출해 14.3%가 줄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8.6%와 8.4%가 줄어들어 감소폭이 비슷했다. 수출량은 각각 28만4622대와 29만631대였다.

반면 유일하게 르노삼성자동차는 3만6814대를 수출하며 257.8% 급증했다. 하지만 이 중

2만3954대(65.1%)는 위탁생산하는 닛산 ‘로그’ 모델 수출량이다. 5대 완성차 업체의 전체 수출금액은 9.0% 줄어 114억6000만 달러(약 12조4673억 원)에 그쳤다.

수출량이 이렇게 줄어든 것은 한국 업체들의 주요 시장인 신흥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엔저로 일본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진 때문이다. 특히 루블화 가치와 원유가격 폭락으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와 그 영향을 받는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 주변지역 시장의 부진은 결정적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를 ‘제2의 내수시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체 수출의 40%를 의존했던 쌍용차가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 최종식 사장은 2일 서울모터쇼 기자간담회에서 “환경변화가 상당히 당혹스럽지만 다행히 러시아 외 유럽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며 “터키 등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떨어진 수출량을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수입차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의 지난해 평균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3.9%였지만, 올해 1월과 2월의 평균은 17.3%다. 이 기세라면 조만간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량 감소로 올해 1분기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줄어든 110만8116대로 조사됐다.

다만 지난달 자동차 내수판매가 15만383대로 2월에 비해 8.8%가 늘어나는 등 내수시장은 활성화될 조짐이다. 이 가운데 국산차 판매는 12만7163대로 4.4% 늘었으며, 수입차는 2만3220대로 41.3%가 늘었다. 국산차의 판매 증가는 현대 쏘나타와 르노삼성 SM5 등 중형 세단과 함께 현대차 투싼과 쌍용차 티볼리, 기아차 쏘렌토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국GM 올란도와 기아차 카니발 등 다목적 차량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인기의 원동력은 역시 독일차로,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 중 독일 브랜드가 65.2%를 차지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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