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학교는?” “기수는?”…직장 내 괴롭힘 조사해보니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5-03-24 15:35 수정 2015-03-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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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및 군대 내 괴롭힘에 비해 직장 내에서의 폭력 혹은 괴롭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았다. 이는 직장인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숙한 성인들이며 자유의지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르웨이 베르겐대 심리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북해 앞바다에서 일하고 있는 1800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연구를 실시했다. 데이터는 6개월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수집됐고 기준이 되는 측정치는 2005년 수집했다. 연구진은 근로자들이 느끼는 직장 내에서의 괴롭힘 정도, 직무불안정성, 이직의도를 6개월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측정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직장 내 괴롭힘에 노출된 정도와 6개월 후에 측정한 직무불안정성 및 이직 의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직장 내 괴롭힘에 노출된 정도가 크다고 응답한 사람일수록 6개월 후에 느끼는 직무불안정성이 크게 나타나며 이직의도도 높게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는 인사담당자와 리더들에 여러 가지 교훈을 제공한다. 먼저 직장 내 괴롭힘이 어떤 형태로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상사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상사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 조직에서 자주 관찰되는 기수 혹은 서열 중심의 조직문화, 출신 지역, 출신 학교, 동호회 등에 따른 사조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직장 내 괴롭힘으로 피해를 당한 직원들이 직무안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성과를 중시하는 관리자는 저성과자를 ¤아내려는 목적으로 특정인을 괴롭힐 수도 있다. 이때 피해자를 타 부서로 전출하거나 해고한다면 그러한 관리자의 행동에 보상을 주는 셈이 되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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