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이면 80% 충전…파워도 중형세단급

스포츠동아

입력 2015-03-02 06:40 수정 2015-03-0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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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닛산 리프는 공기저항을 낮추는 한편 충분한 내부 공간을 확보했다. 또 내연기관 차량 못지않은 동력 성능과 대형 고급 세단을 운전하는 듯한 주행감각을 자랑한다. 사진제공|닛산

■ 전기차 판매 1위 닛산 ‘리프’ 시승기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는 닛산에서 2010년 12월 선보인 ‘리프(LEAF)’다.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판매 1위(누적 판매량 15만대 이상)를 지키고 있다. 닛산에서는 전기차 엑스포에 앞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발 빠르게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거리감이 있는 전기차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다. 제주도 켄싱턴 제주 호텔에서 본태박물관에 이르는 총 60km 구간(편도 30km)에서 닛산 리프를 직접 시승했다.


최고출력 109마력·최대토크 24.9kg/m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버금가는 주행감
전용 레이아웃 적용, 넓은 실내공간 자랑
가정용 충전기 4시간이면 완벽히 충전
1회 충전시 최대주행거리 132km 가능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승용 전기차는 국산과 수입차를 포함해 총 6종이다.<비교표 참조> 내륙에서는 충전 관련 인프라 부족과 높은 차량 가격 문제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제주도에서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는 850여대. 전국 점유율의 30%를 차지한다. 급속 충전소도 36곳이나 있다.

올해는 제주도가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들의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 2015)가 6∼15일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제주 도민에게 1515대의 전기차를 저가에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기차 한 대당 22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닛산 리프의 경우 판매 가격은 5480만원이지만 보조금을 적용하면 328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전기차 구입 보조금은 지난해(2300만원)보다 100만원 줄었지만 보급 대수가 451대에서 1515대로 3배 이상 늘었다. 일반인 응모를 받아 추첨을 통해 선정하며 차종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국내에서 경쟁 중인 전기차 업체들은 이번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주에서의 보급량이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사전 포석이 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브랜드가 제주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실용적인 5도어 해치백

리프는 최초 설계단계부터 전기차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양산차를 개조한 전기차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디자인이다. 전기차에는 엔진과 변속기가 필요 없기 때문에 일반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보다 설계면에서 훨씬 자유롭다. 리프는 전기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반영해 공기역학적인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0.28Cd라는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공기저항계수는 수치가 낮을수록 연비, 최고 속도, 조종 안정성, 접지력 등의 향상을 돕는다. 일반적인 세단의 공기저항 계수는 0.3Cd. SUV와 같이 차체가 큰 차의 공기저항계수는 0.35Cd 수준이다.

리프는 아울러 일반인들이 양산차를 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량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리프 전용 섀시와 레이아웃을 적용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만들었다. 뒷좌석은 60/40 폴딩 시트를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 내연기관 차량 못지않은 동력 성능


전기차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과연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 차량만큼 동력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가진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리프에 장착된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09마력, 최대토크 24.9kg/m의 힘을 발휘한다. 일반 준중형급의 출력이다.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은 출력과 토크가 서서히 상승하지만 전기차는 초기 가속 순간부터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운전하면서 느끼는 가속감은 2000cc급 중형 세단 이상으로 여유롭다. 펀 드라이빙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고출력과 마력을 순간적으로 낼 수 있기 때문에 순간 가속력은 3.5리터급 가솔린 엔진에 필적한다.


● 일반 승용차 운전하듯 이질감 없는 주행감각

실제 운전에 있어서도 전기차와 일반 내연기관차는 차이가 있다. 전기차는 엔진 자체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엔진 소음이 제로다. 변속기도 없기 때문에 변속 충격도 당연히 생기지 않는다. 그야말로 조용하고 부드럽다. 리프가 내는 소음은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비슷한 21데시빌 정도다. 조용함에 익숙해지고 나면 실제 운전에 있어서 전기차를 운행한다는 이질감은 거의 없다. 저속에서는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대형 고급 세단을 운전하는 느낌이다.

리프의 장점은 이처럼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주행 질감을 보인다는데 있다. 와인딩 구간과 고속 주행 구간이 혼재된 시승 코스에서 체험한 가속과 핸들링은 더 인상적이었다. 회생 제동시스템(브레이크 또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속도를 감속시킬 때 전기 모터의 움직임으로 전력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장착된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전기차 특유의 브레이킹 시의 약간 밀리는 듯한 감각도 크게 느낄 수 없었다.

속도 감응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 독립식 스트럿 서스펜션이 주는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서의 안정감도 뛰어났다. 안정감의 원천은 차량의 앞뒤 무게 배분이다. 배터리 패키지가 차체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안정성을 향상시켜준다.

리프는 급속 충전시 30분이면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충전하면 최대 주행거리는 132km다. 사진제공|닛산

쉬운 충전과 매력적인 유지비

리프는 급속 충전시 30분이면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가정용 완속 충전기에서는 4시간이면 완전 충전할 수 있다.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거리는 132km다. 주행 거리는 운전 습관과 도로 상황에 따라 충분히 늘려갈 수 있다. 내리막에서는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거꾸로 충전이 되기 때문이다. 주행 가능 거리를 늘려가는 재미도 전기차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

현재 제주도에는 리프를 충전할 수 있는 차데모 방식의 급속 충전소가 30곳이나 있다. 주행 가능 거리를 고려하면 아무런 불편함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충전도 쉽다. 실제로 시승 코스 중간에 급속 충전소에 들러 충전을 해본 결과 셀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정도의 수고만 하면 쉽게 충전이 가능했다. 내륙에도 이 정도의 급속 충전소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이 확대된다면 전기차를 마다할 이유는 없어보였다.


● 세계 최고의 전기차 시장, 노르웨이

리프는 노르웨이에서 베스트셀링카 1위(2014년 1월 기준)를 차지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만이 아니라 전체 양산차 중 1위다. 현재 국내 상황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리프의 뛰어난 상품성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국가 정책과 인프라가 맞물린 덕이었다.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차 충전소가 주유소만큼 널려 있다. 정부 보조금은 없지만 각종 세금 혜택이 워낙 크다. 유럽에서는 자동차세가 30%에 이르는데 이 세금이 전액 면제다. 또한 전기차는 버스 전용차로도 달릴 수 있고, 페리(배) 이용도 무료다. 국내에서도 전기차를 구입하고 실제 이용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인프라의 확대와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 전기차의 매력 포인트



1. 매연이 없고 친환경적이다.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보행자에게도 안심. 깨끗한 이미지와 상쾌한 주행 느낌.



2. 주유소에 갈 필요가 없다.

-매일 아침 100% 충전 가능. 배터리 회생 운전을 통해 항속 거리를 늘려가는 즐거움.


3. 조용하고 승차감이 좋다.

-차체 소음이 적어 피로도가 적다. 늦은 시간에 퇴근해도 인근에 소음이 없다. 진동이 적어 차멀미를 덜 한다. 볼륨을 키우지 않아도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며, 동승자와의 대화에 지장이 없다.


제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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