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싼ix 수소차값 파격 인하…가격 보니 ‘깜짝’
정세진기자
입력 2015-02-02 16:23 수정 2015-02-02 16:30
현대차 ‘투싼ix’.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평가받는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등이 잇따라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 뛰어들자 가격 경쟁력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고 전기차에 비해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도 길다. 현대차는 대당 가격이 1억5000만 원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국내 판매가를 8500만 원(세금 포함가격)으로 43.3% 내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가격 인하로 환경부가 주는 친환경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은 5000만 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인하폭과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가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때문에 외면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유럽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미국에선 리스를 활용해 차량을 판매해 왔다. 그러나 국내외 통틀어서 판매량은 200여 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10여 대가 팔렸지만 개인 구매자는 없다.
현대차가 최근 광주시와 함께 출범시킨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차 산업을 선택한 것도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를 위해서다.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업체 중 가장 먼저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했지만 후발주자인 일본 도요타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출시된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인 4인승 세단 미라이는 일본 출시 가격이 세금을 포함해 한국 돈으로 6700여 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약 1800만 원)을 빼면 실제로 약 4900만 원이면 살 수 있다. 이 덕분에 출시 한 달 만에 애초 판매 목표의 4배에 육박하는 1500대가 계약됐다.
도요타 ‘미라이’
지난달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도요타가 미라이의 특허 5680여 건을 무료로 공개한 것도 이번 가격인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도요타가 자사 기술을 공개해 수소연료전지차의 표준시장을 선도하려고 하자 현대차는 가격 인하로 대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가격은 도요타의 미라이보다 200만~300만 원 정도 높은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UV 가격이 세단보다 다소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차량의 실제 가격차는 크지 않다. 다만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사는 일반인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다 투싼ix는 미라이처럼 수소차 전용모델이 아니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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