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최대 판매 현대차 영업이익은 4년만에 최저

정세진기자

입력 2015-01-23 03:00 수정 2015-01-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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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로 수익성 크게 악화
배당 54%늘려 주당 3000원 방침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저치인 7조 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달성할 정도로 차는 많이 팔았지만 환율이 도와주지 않았다. 원화 강세,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업체와의 치열한 가격 경쟁,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현대차는 22일 열린 ‘2014년 기업설명회(IR)’에서 지난해 연간 496만1877대를 판매해 89조256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하락한 7조5500억 원을 기록해 2010년(5조9185억 원) 이후 가장 적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의 9.5%에서 8.5%로 1.0%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차 측은 “지난해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와 매출액은 늘었지만 원화 강세 등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당 1053원으로 2013년의 1095원에 비해 약 3.8%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원화로 바꿔 들어오는 이익은 줄게 된다. 또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현대차의 현지 생산비용이 늘고 원화 환산 이익률도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은 23조5742억 원으로 3분기에 비해 10.8% 늘었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13.8%가 늘어난 1조8757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측은 “새롭게 선보인 i20와 같은 전략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이 늘었고 신흥국 통화 약세에도 4분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영업이익도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IR에서 현대차는 올해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505만 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전년 대비 4%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여 현대차의 목표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목표치가 시장 성장에 비해 낮아 점유율 하락의 우려가 있지만 지난해처럼 목표를 초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4, 5공장을 완공하고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작업을 통해 2016년부터 새로운 양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배당성향(연간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이 낮았던 현대차는 이날 IR를 통해 향후 배당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올해는 전년 대비 54%가 증가한 주당 3000원(보통주 기준)을 지급하겠다”며 “중간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이날 배당성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에는 4600억 원을 들여 전체 발행 주식의 1%에 이르는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주식가치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현대차의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2.04% 떨어진 16만8000원에 마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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