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렉서스가 만든 현대차 드림카, CT200h

동아경제

입력 2014-11-15 08:16 수정 2014-11-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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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현대자동차는 2020년까지 자사 모델의 평균 연비를 현재보다 25%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차세대 파워트레인의 개발과 주요 차종 경량화,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 3대 방안을 제시하고 소형에서 SUV까지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이란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놨다. 특히 2020년까지 친환경차 시장에서 60%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확충하고 연비 경쟁력 및 성능 확보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에 특화된 브랜드는 단연 도요타를 꼽을 수 있다. 지난 9월말까지 도요타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글로벌 누적 판매 705만대를 기록했다.
1997년 12월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꾸준한 개발과 판매를 유지하며, 지난해 12월말 누적판매 600만대 돌파 후 약 9개월 만에 700만대를 달성하며 가속을 붙이고 있는 것.

도요타는 올해 하이브리드 승용차 27개 모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개 모델을 약 90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도 지난달 출시한 렉서스 NX300h 등을 포함해 15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며 신규 라인업 확충과 판매 확대에 힘쓰고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각종 에코카 개발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포함해 여러 가지 연료와 조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21세기 환경핵심기술’로 여기고, 하이브리드 이외의 에코카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에 대해서도 고성능화나 비용절감, 상품 라인업의 확충에 힘써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렉서스 CT200h는 이런 도요타의 저력을 알 수 있는 엔트리 모델로 지난 2011년 한국시장에 첫 선을 보인 1세대 모델 이후 지난 4월 부분 변경돼 새롭게 출시됐다. 차세대 렉서스 철학이 반영된 디자인과 각종 첨단 및 편의사양 등이 추가되면서 상품성을 끌어올린 CT200h를 최근 시승했다.

먼저 외관은 전 세대보다 날카로워졌고 역동성을 더욱 강조했다.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이 전면에 강렬하게 자리하고 브랜드 최초로 검은색 지붕에 투톤(two-tone) 디자인을 전 모델에 공통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F스포츠(F SPORT) 모델의 경우에는 전후면 범퍼를 더욱 공격적으로 디자인했다.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외관과 함께 서스펜션과 퍼포먼스 댐퍼를 적용해 역동적 주행성능을 강조했다. 실내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다만 팝업 스타일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더 얇아진 7인치 고정식 타입으로 바꾸고 전 모델에 10개의 스피커를 채택하는 등 편의사양을 늘린 정도다.

파워트레인은 렉서스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시스템을 탑재해 최대출력 99마력/5200rpm의 1.8리터 VVT-i 가솔린엔진과 82마력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한다. 두 동력원이 더해져서 발휘하는 최고출력은 136마력이며, 최대토크는 35.6kg.m이다. 공인연비는 18.1km/ℓ(도심 18.6km/ℓ, 고속 17.5km/ℓ).

기존 CT200h의 주행 특성이 하이브리드의 정숙성과 해치백의 효율성 사이에서 어중간한 성향을 보였다면, 이번 모델은 외관의 변화만큼 역동성을 더욱 강조한 모습이다.
기존 모델의 장점으로 지목됐던 정숙성은 여전하다. 차량의 소음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지하주차장에서 조차 잔잔한 호수를 떠다니는 종이배처럼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시내구간에선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가 적절한 순간에 서로 힘을 더하거나 한쪽의 힘만으로 차체를 움직여 평균 20.0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부분변경을 통해 변화된 가장 큰 특징은 고속주행의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외관만큼이나 역동적인 주행실력을 뽐냈다. 엔진에 힘을 더할수록 신음소리는 더해가지만 마른걸레를 쥐어짜듯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출력은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320mm, 1765mm, 1440mm인 차량을 충분한 힘으로 제어했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조금 더 예민해져 상위 모델인 IS에 버금가는 커브길 운전의 재미가 느껴졌다. 강조된 역동성 탓에 승차감은 전 세대에 비해 더욱 단단해졌다.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 더블 위시본을 사용한 서스펜션의 반응은 일관되게 딱딱한 느낌이다. 뒷좌석은 좁아 장시간 탑승하는 데는 무리가 따랐다.
1박2일을 도심주행을 위주로 주행 테스트를 위해서는 북악스카이웨이와 자유로를 달려본 결과 평균연비는 17.5km/ℓ를 기록했다. 상황에 따라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밟다보면 순간 10km/ℓ 아래의 숫자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CT200h는 보다 강력한 역동성을 무기로 해치백의 합리성과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바닥에 깔고 있다. 하이브리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도요타는 이미 효율에서 한 단계 진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격은 수프림 3980만 원, F스포츠 449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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