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살리기, 해외선 어떻게

김호경기자

입력 2014-10-10 03:00 수정 2014-10-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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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선 수출코리아]美, 법인세 35% → 28% 낮춰
獨, 2억유로 들여 ICT 접목… 日 ‘전략적 창조’ 500억엔 지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주요 국가는 범정부 차원에서 제조업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제일 눈에 띄는 국가는 미국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기업들로 제조업 불모지로 불렸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라는 슬로건 아래 제조업 부흥에 나선다.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국내로 공장을 옮기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놓았다. 이전 비용을 지원하고 법인세도 35%에서 28%로 낮췄다. 2009년 이후 GE, 포드 등 150여 개 미국 기업이 해외 공장을 국내로 옮겼다.

2012년 신흥국의 위협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국가 첨단제조방식 전략 계획’과 ‘제조업 재생 계획’을 발표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첨단 제품을 만들어 혁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국 15곳에 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을 육성하는 ‘제조혁신기관(IMI)’을 설치했다. 또한 정부와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제조업 혁신을 위해 협력할 수 있도록 ‘제조혁신네트워크(NNMI)’도 구축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제조업 혁신 정책인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에 ICT를 접목해 4차 산업혁명을 이루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2012년부터 내년까지 총 2억 유로의 예산을 책정했다. 폴크스바겐, 지멘스 등 독일 기업들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제조 공정의 스마트화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2013년 첨단설비투자를 늘리고 기술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일본산업재흥플랜’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해 과감한 설비투자를 하는 기업들에는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과학기술 혁신 정책인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프로그램(SIP)’을 내놓고 올 한 해에만 500여억 엔을 들여 에너지, 차세대 인프라, 자원 등 3대 분야 10대 과제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발표한 뒤로 아직까지 후속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한국은 위기감만 있다”며 “정확한 진단조차 없이 선진국 정책을 모방하거나 재탕 정책만 내놓다보니 기업들에 외면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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