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여아가 그린 오징어 캐릭터, 日 강타

서동일기자

입력 2014-09-15 14:18 수정 2014-09-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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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가 그린 오징어 캐릭터가 인기입니다. 일본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에 등록된 뒤 불과 한 달 사이 일본 언론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그린 오징어가 어떻게 일본의 '인기 캐릭터'가 될 수 있었을까요.

오징어 캐릭터를 만든 주인공은 초등학교 1학년생 하나카 양(7)입니다. 오징어뿐 아니라 평소 다양한 그림을 즐겨 그렸던 하나카 양. 하나카 양의 아버지는 이런 딸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오징어 그림을 컴퓨터에 이미지 파일로 저장한 뒤 색을 칠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용자가 스스로 만든 캐릭터를 스티커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LINE Creators Market(라인 크리에이터즈 마켓)' 서비스에 등록했습니다.

이후 하나카 양 아버지는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딸의 오징어 캐릭터를 소개했지만 처음 판매는 부진했습니다. 친척과 지인이 50개 정도를 사준 것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 아이돌 여가수 카리 파뮤파뮤가 트위터에 이 그림을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평소 특이한 옷차림과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유명한 카리 파뮤파뮤는 '정말 좋아서 라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과 함께 하나카 양의 캐릭터를 소개했고 그 뒤 청소년들과 20대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라인 측은 내부규정상 정확한 판매량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지만 하나카 양의 오징어 캐릭터 인기에 내심 놀라는 눈치입니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은 수만 가지 라인 전용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이처럼 이름조차 없는 캐릭터가 순식간에 인기를 끄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오징어 캐릭터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라인에 등록될 당시 이름도 오징어를 뜻하는 영어단어 'squid'였으니까요.

하나카 양의 오징어 캐릭터 판매 가격은 우리 돈 1000원 남짓. 판매 수익은 약간의 세금을 제외하고 라인 측과 제작자가 절반씩 나눠가집니다. 집 거실에 앉아 도화지에 그렸던 오징어 그림이 이렇게 일본 국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게 될 줄 하나카 양은 알고 있었을까요. 하나카 양은 수익의 사용처를 묻는 아버지의 질문에 "자전거를 사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나카 양은 후속작으로 '낙지' 캐릭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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