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레이스 6차전 ‘야간 혈투’…칠흑 같은 가을밤을 깨우다
동아경제
입력 2014-09-14 09:42 수정 2014-09-15 09:23
공인경주 100회째를 맞은 CJ레이싱 김의수가 13일 강원도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열린 나이트레이스에서 경기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서킷 35바퀴 완주내내 1위를 지켰다. 사진=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9월 가을밤, 서서히 어두워지는 강원도 태백레이싱파크 서킷에 어느새 조명등이 내려앉았다. 출전 차량들은 전조등을 키고 경기에 나선다. 시야확보가 어려운 탓에 경주차의 체감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귀를 통해 전달되는 엔진 굉음은 심장을 뒤흔들기까지 했다.
13일 슈퍼레이스 6차전은 1년 만에 다시 국내 유일 야간경기로 돌아왔다. 시즌 막바지여서 선수들끼리 포인트 싸움이 치열한데다 나이트레이스까지 더해져 재미를 배가 시켰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진행된 나이트레이스 결선은 총 4개 클래스(슈퍼6000·GT·슈퍼1600·엑스타720)가 펼쳐졌다.
경기는 노련한 베테랑들이 장악했다. 우선 가장 기대를 모았던 대회 최고 종목 6000클래스(배기량 6000cc·436마력)에서는 CJ레이싱 김의수 감독 겸 선수는 서킷 35바퀴(87.5km)를 가장먼저 돌아 이번 야간레이스의 주인공이 됐다. 김의수는 시종일관 선두를 유지하며 36분 49초 841로 ‘슈퍼나이트’ 우승을 차지한 것. 지난 2012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야간레이스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공인경기 촐전 100회와 함께 좋은 성적까지 거둬 겹경사를 맞게 됐다. 그는 “오랜만에 선두에서 서서 결선을 치렀고 기회를 잘 살렸다”며 “레이스가 2위 싸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재미있는 경기를 못해 아쉽지만 무척 기쁘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경기 막판까지 전개된 2위 대결은 한국계 일본인 이데유지(엑스타레이싱)가 우위를 점했다. 두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이데 유지는 초반 스타트 난조로 선두권에서 밀렸지만 18랩에서 3위였던 김중군(아트라스BX 레이싱)을 앞지르며 36분 50초 85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 뒤를 지난 5라운드 우승자 황진우(CJ레이싱)가 36분 52초 948를 기록하며 3위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황진우는 100kg의 핸디캡을 이겨내고 포디움에 오르면서 조항우(아트락스 BX)를 제치고 시즌 누적 포인트 1위를 탈환했다.
태백레이싱파크 서킷 30바퀴(75km)를 질주하며 우승을 다툰 GT 클래스에서는 백전노장 쉐보레레이싱 이재우가 31분3초544로 우승컵을 안았다. 이재우는 초반부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2위와의 격차를 벌였다. 또 예선과 결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폴투피니시 커리어를 완성했다. 특히 이재우는 지난해 나이트레이스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야간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 뒤를 최해민(CJ레이싱·31분11초325), 안재모(CJ레이싱·31분 11초960)가 이었다. 5라운드 우승자 안재모는 두 번째 위치에서 결승을 치렀지만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경기 내내 최해민에게 자리를 내줬다. 몇 차례 추월 기회에도 방어에 번번이 막히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1600cc급 슈퍼1600 클래스에서는 드림레이서 이준은(아반떼)이 총 23바퀴를 29분32초059의 기록으로 포디움 최상단에 섰다.
한편 이번 슈퍼나이트에서는 모터스포츠계의 ‘정신적 지주’ 였던 고 최광년 단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슈퍼레이스는 매년 나이트레이스에서 ‘레전드매치’를 통해 한국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헌신한 1세대 레이서들을 추억하며 그들의 업적을 기리는 시간을 가져왔다. 올해 레전드매치 대상자인 최광년 단장을 추모하는 의미로 그가 주관했던 ‘클릭스피드페스티벌’을 재현하기도 했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최종전에 앞서 시리즈 우승자의 향방을 가늠할 7전을 다음달 11일부터 12일까지 2일간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개최된다.
태백(강원)=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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