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엔 ‘공포의 빨간 바지’

동아일보

입력 2014-05-20 03:00 수정 2014-05-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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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라운드 ‘역전의 여왕’ 김세영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역전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세영(21·미래에셋·사진). 18일 포천 일동레이크CC에서 끝난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 3승을 비롯해 통산 4승을 모두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다. 4개 대회에서 선두와 평균 3.3타 차의 열세를 마지막 라운드에 뒤집었다. 실력과 정신력을 겸비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결과다. 경기 막판 몇 개 홀에서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거나 이글, 홀인원이 나오는 행운까지 따랐다.

김세영은 “어떤 경우에도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결정적인 한 방이 나왔다”고 말했다. 긍정의 힘을 믿는다는 의미다. 그만의 멘털 유지 방법도 있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틈만 나면 너트바, 초콜릿류 같은 고열량 스낵과 이온 음료를 먹었다. 허기를 느끼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자기 전에 늘 연장전, 마지막 홀, 1타 차 상황 등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도 보고 있다.

김세영은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를 274.5야드 날려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키(163cm)는 작아도 뼈가 굵은 데다 유연성을 지녔다. 힘쓰는 센스는 타고난 것 같다”며 웃었다. 장타를 앞세워 쇼트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거나 파5홀에서 스코어를 쉽게 줄이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는 상금 랭킹을 14위에서 2위(1억3854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기분이 상승되고 좋은 느낌을 받는다는 이유로 마지막 날에는 빨간 바지를 고집하는 김세영은 “줄곧 선두를 달리다 우승하지는 못했다. 일관성을 유지하고 압박감을 컨트롤하는 게 아직 부족하다.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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