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직격탄 구조조정 쇼크

동아일보

입력 2014-05-20 03:00 수정 2014-05-2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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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전세버스 운행 3분의 1토막… 금융-보험 취업자 지난달 2만명 줄어
고용시장 이달이후 더 악화 우려
중장년층-여성 실업자 늘어날듯… 정부, 고용유지금-취업컨설팅 지원


올해 내내 호조를 보이던 고용 상황이 세월호 참사에 따른 경기 침체와 금융권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중장년층과 여성 실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긴급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9일 방하남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률 70% 로드맵 및 안전 분야 확대 점검회의’를 열어 이같이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금융권 구조조정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최근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권 전 업종에 걸쳐 구조조정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금융·보험업 임금 근로자 수가 지난달(2만 명 감소)부터 감소로 전환됐다. 지난달 금융권 상용직 취업자 수 역시 작년 같은 달보다 2만1000명 감소하는 등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실제로 증권업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9개 증권사가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올해는 5개 증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보험업계 역시 상반기에만 2000명 이상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이며 은행업계도 점포 폐쇄,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금융권의 전체 임직원 수(25만921명)는 전년(2012년)보다 1만9433명이나 줄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퇴직한 50대 이상 근로자 가운데 재취업한 비율은 33.7%로 전체 연령 평균(43.7%)보다 낮았다. 구조조정의 충격이 중장년층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여행업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고용부가 조사한 결과 참사 이전 95%에 달했던 제주의 전세버스 가동률은 참사 이후 30, 40%대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서울 지역의 일부 중소 규모 여행사들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여행, 숙박업계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불가피하게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하면 임금과 직업훈련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또 금융권 퇴직자들에게 맞춤형 취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금융권 고용 지원 전담반을 설치해 이들의 재취업을 도울 계획이다.

방 장관은 “5월 이후에는 고용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장년층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다음 달 발표하는 장년고용대책에 금융권 구조조정 대응 방안도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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