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甲질’에 납품업체 사장 자살

동아일보

입력 2014-04-17 03:00 수정 2014-04-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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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6000만원 금품-향응 챙긴 R&D사업센터 과장 등 4명 기소
檢 “상납 1년 시달린 사장 목숨끊어”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이 ‘갑을(甲乙)’ 관계를 이용해 납품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아낸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한 업체 사장은 공사 직원들의 부당한 요구와 횡포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문홍성)는 납품업체로부터 약 1억60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배임수재)로 한국공항공사 R&D사업센터 과장 최모 씨(42)를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최 씨와 공모해 금품을 나눠 가진 공사 이모 부장(49) 등 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항공기의 운행을 돕는 안전시설 구매를 담당한 최 씨는 2010년 2월 납품 수주를 미끼로 A업체로부터 1억2000만 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다. 최 씨는 2010, 2011년 설과 추석 직전 기프트카드 50만 원권 2200만 원어치를 명절 선물로 받고 17차례에 걸쳐 고급 룸살롱에서 2100만 원 상당의 향응도 제공받았다. 금품 수수 외에 A업체가 자신의 박사학위 담당 교수에게 4000만 원 상당의 연구 용역을 의뢰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A업체 사장이 공사와 계약한 이후 1년간 무리한 요구에 시달리다 고민 끝에 결국 지난해 10월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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