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인피니티 Q50 “C클래스·3시리즈보다 좋다고?”

동아경제

입력 2014-03-14 08:15 수정 2014-03-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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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50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출시 첫날(2월11일) 200대를 계약(사전계약 포함)하더니, 정확히 1개월 만에 600대 계약을 돌파했다.
지난해 인피니티 전체 판매량이 1116대인 것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계약 대수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159대에 불과했던 인피니티 판매량이 올해 같은 기간 344대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218대가 Q50이다. 인기 색상의 경우 3월 현재 주문하면 약 1개월 뒤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인피니티의 성격을 정의하는 3개의 상징어는 ‘아름다운 선, 럭셔리, 다이내믹’이다. 부드러운 선을 강조한 우아한 디자인에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치장,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소비자의 최신 트랜드인 혁신적인 디자인과 퍼포먼스, 고효율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인피니티 내외부에서 혁신과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런 와중에 탄생한 차가 Q50이다.

F1 챔피언인 제바스티안 베텔이 개발에 참여해 퍼포먼스에 관여했고,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엔진을 사들여 차에 얹었다. 자사가 개발한 수많은 고성능 엔진을 보유하고도 경쟁회사의 엔진을 들여온 것은 파격적인 일로 그만큼 인피니티의 사정이 절박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벤츠 엔진 얹고 날카롭게 변신한 Q50

Q50은 2.2 디젤과 3.5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 2종류로 출시됐다. 2.2 디젤은 고연비를, 3.5 하이브리드는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벤츠의 2143cc 디젤엔진을 탑재한 Q50 2.2d.

차체는 길이 4790mm, 너비 1820mm, 높이 1450mm로 경쟁차인 BMW 3시리즈보다 166mm 길고, 10mm 넓으며, 21mm 더 높다. 휠베이스도 2850mm로 40mm가량 길다. 트렁크 크기는 500리터.
Q50은 기존 인피니티 세단의 부드러운 선을 보다 날카롭게 다듬었다. 길게 뻗은 보닛과 짧은 앞 오버행, 긴 휠베이스로 스포티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디자인을 총괄한 시로 나카무라 부사장은 “헤드램프는 천둥의 신과 바람의 신 조각상에서, 프론트 그릴은 바다의 물결에서, 독특한 C필러와 테일램프는 초승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공기저항계수(Cd)는 0.26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공격적이고 꾸준한 가속력 일품

운전석에 앉으면 센터페시아 중간에 두 개의 대형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상단의 8단 모니터는 내비게이션과 공조장치 디스플레이 용도로 쓰인다. 하단 7인치 모니터는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쓸 수 있다.
속도에 따라 커지는 디젤엔진 특유의 날카로운 엔진소음은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 시스템(Active Noise Control System)’으로 잡았다. 이 시스템은 주행 중 듣기 거북한 엔진소음이 실내로 들어오면 14개의 보스 스피커를 통해 이를 상쇄시키는 음파를 내보낸다. 반대로 ‘액티브 사운드 크리에이터(Active Sound Creator)’는 ‘그르렁~’대는 듯한 음향을 내보내 마치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듯한 경쾌한 소리를 들려준다.
가속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00rpm이하에서 변속하는 것과 달리 Q50은 2000~2500rpm 사이에서 변속돼 가속이 경쾌하다. 트랜스미션은 토크 컨버터 방식의 7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70마력으로 높지 않지만, 1600rpm부터 40.8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기 때문에 저속에서부터 초고속영역까지 꾸준히 가속된다. 최고안전속도는 230km/h.


#하체의 튀는 듯한 진동은 아쉬워

강력한 주행성능에도 불구하고 연료 효율이 높다. 공인연비는 15.1km/ℓ. 이날 인천국제공항 주변 도로를 약 100km를 달린 뒤 측정한 실제 연비는 10.4km/ℓ. 차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한 거친 시승의 경우 평균 연비의 70%선에 머무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연비는 공인연비에 가깝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록 벤츠의 엔진을 빌렸지만, 인피니티의 약점이던 연비를 잡았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Q50의 전반적인 움직임은 경쾌하고 정확했다. 최근 독일산 차들이 아시아 고객을 겨냥해 적당히 무른 퍼포먼스를 선택하는 것과 달리 포르쉐 등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는 정확하고 단단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서스펜션도 탄탄하게 세팅해 승차감은 조금 딱딱해도 고속 주행이나 요철에서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다만 하체에서 올라오는 튀는 듯한 진동은 아쉬웠다.
많은 안전편의장치 중에서 차선이탈방지시스템(LDP) 기능이 눈에 들어왔다. 바퀴 한 쪽이 차선을 밟으면 경고음을 보내며 휠에 제동을 걸어 차선이탈을 막아준다.

Q50은 전체적으로 단단하고 경쾌한 승차감에 고속주행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달리는 즐거움’이 독일차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경쟁차로 지목한 벤츠의 C클래스, BMW 3시리즈보다 저렴한 가격도 Q50의 장점이다. 인피니티가 Q50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판매가격은 2.2 프리미엄 4350만 원, 고급형인 익스클루시브 489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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