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페이스북 방문자, 단언컨대 알 수 없다
동아일보
입력 2013-10-22 03:00 수정 2013-10-22 03:00
누리꾼 사이 화제 ‘추적 프로그램’
高大 이상진 교수와 분석해보니
최근 온라인에서 페이스북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화제다. 그동안 댓글을 많이 남긴 사람이나 ‘좋아요’ 추천을 자주 누른 사람의 통계를 내주는 프로그램이 있긴 했지만 특정 계정에 들어와 사진과 글을 보고 간 사람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프로그램을 이용한 누리꾼들은 “누가 내게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롭다”며 재미있어 했다. 반면 일부에선 “다른 사람 페이스북을 찾아 사진 등을 보는 게 큰 재미였는데 이제 마음대로 못하게 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프로그램을 누가 만들어 배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취재팀이 21일 고려대 이상진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와 함께 분석한 결과 ‘페이스북 방문자 추적’은 누리꾼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프로그램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추적 프로그램은 페이스북 계정의 소스를 분석해 ‘홍길동 21, Oct 2013 14:26:35’처럼 특정 페이스북 계정을 방문한 사람의 이름과 시간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홍길동이 페이스북에서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시간정보를 뜻하는 것으로 특정 계정 방문과는 전혀 상관없었다. 즉 홍길동이 내 페이스북을 방문했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페이스북 내에서 어떤 활동을 했음을 표시해 준 것이다.
이 교수는 “페이스북은 회원 아이디를 15자리 숫자로 표시한 뒤 활동시간 정보를 기록해 관리하는데 해당 추적 프로그램은 이 숫자값을 프로필 사진과 함께 나열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또 “일부 사이트 관리인이 사이트 홍보를 위해 SNS 이용자의 심리를 악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SNS 이용자들이 자신의 미니홈피나 계정을 방문한 사람을 알고 싶어 추적 프로그램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도 SNS의 효시 격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등장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SNS상에서 반복되는 이 같은 현상을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찾으려 하는 대중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마치 무대 위에 오른 연극배우가 대중의 관심이 쏟아질 때 희열을 느끼는 것처럼 SNS 이용자는 자신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다는 의미다.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나은영 교수는 “SNS에서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사실보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자신이 예쁘게 나온 사진만 올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SNS는 가공된 삶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은 일반적 관심 표현인 댓글보다 더 확실한 관심의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처럼 SNS 등 온라인상에서 이용자의 방문기록 등을 알려주는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추적 프로그램을 이용해) 유료회원들에게 알려준 미니홈피 방문자의 고유 아이디, 방문 일시, 이름 등은 단순한 방문자의 확인 차원을 넘어선 개인 신상정보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방문하는 접속자의 정보를 빼내 돈을 받고 싸이월드 이용자들에게 판 사람에게 벌금 700만 원을 내라고 판결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高大 이상진 교수와 분석해보니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페이스북 방문자 확인’ 프로그램. 본보 취재팀이 이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특정 페이스북 계정 방문 기록과는 전혀 상관없는 거짓 프로그램으로 밝혀졌다. 인터넷 화면 캡처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즐겨 이용하는 대학생 이모 씨(28)는 최근 ‘페이스북 방문자 추적’ 사이트에 푹 빠졌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찾는 사람의 이름과 방문시간을 알려준다고 소문난 프로그램이다. 이 씨는 “누가 내 페이스북을 보는지 수시로 체크한다”며 “내게 관심이 있으니까 일부러 찾아온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최근 온라인에서 페이스북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화제다. 그동안 댓글을 많이 남긴 사람이나 ‘좋아요’ 추천을 자주 누른 사람의 통계를 내주는 프로그램이 있긴 했지만 특정 계정에 들어와 사진과 글을 보고 간 사람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프로그램을 이용한 누리꾼들은 “누가 내게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롭다”며 재미있어 했다. 반면 일부에선 “다른 사람 페이스북을 찾아 사진 등을 보는 게 큰 재미였는데 이제 마음대로 못하게 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프로그램을 누가 만들어 배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취재팀이 21일 고려대 이상진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와 함께 분석한 결과 ‘페이스북 방문자 추적’은 누리꾼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프로그램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추적 프로그램은 페이스북 계정의 소스를 분석해 ‘홍길동 21, Oct 2013 14:26:35’처럼 특정 페이스북 계정을 방문한 사람의 이름과 시간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홍길동이 페이스북에서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시간정보를 뜻하는 것으로 특정 계정 방문과는 전혀 상관없었다. 즉 홍길동이 내 페이스북을 방문했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페이스북 내에서 어떤 활동을 했음을 표시해 준 것이다.
이 교수는 “페이스북은 회원 아이디를 15자리 숫자로 표시한 뒤 활동시간 정보를 기록해 관리하는데 해당 추적 프로그램은 이 숫자값을 프로필 사진과 함께 나열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또 “일부 사이트 관리인이 사이트 홍보를 위해 SNS 이용자의 심리를 악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SNS 이용자들이 자신의 미니홈피나 계정을 방문한 사람을 알고 싶어 추적 프로그램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도 SNS의 효시 격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등장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SNS상에서 반복되는 이 같은 현상을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찾으려 하는 대중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마치 무대 위에 오른 연극배우가 대중의 관심이 쏟아질 때 희열을 느끼는 것처럼 SNS 이용자는 자신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다는 의미다.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나은영 교수는 “SNS에서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사실보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자신이 예쁘게 나온 사진만 올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SNS는 가공된 삶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은 일반적 관심 표현인 댓글보다 더 확실한 관심의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처럼 SNS 등 온라인상에서 이용자의 방문기록 등을 알려주는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추적 프로그램을 이용해) 유료회원들에게 알려준 미니홈피 방문자의 고유 아이디, 방문 일시, 이름 등은 단순한 방문자의 확인 차원을 넘어선 개인 신상정보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방문하는 접속자의 정보를 빼내 돈을 받고 싸이월드 이용자들에게 판 사람에게 벌금 700만 원을 내라고 판결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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