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알루미늄 재규어의 탄생… “극단적 아름다움 기대하세요”

동아일보

입력 2013-09-25 03:00 수정 2013-09-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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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재규어 기술총괄 책임자 케빈 스트라이드 수석엔지니어

“2015년부터 재규어 차체의 75% 이상을 알루미늄으로 채울 겁니다.”

영국 고급차 브랜드 재규어의 기술총괄 책임자인 케빈 스트라이드 수석엔지니어는 10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열린 ‘제65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재규어는 이날 모터쇼에 앞서 9일 열린 사전공개 행사에서 콘셉트카(신차의 미래 개발 방향을 보여주는 쇼카) ‘C-X17’을 공개하고 2015년부터 재규어 전 제품군에 새로운 생산전략인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재규어가 이날 공개한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는 기존 철강으로 이루어진 차체의 대부분을 고강도 알루미늄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경량화와 디자인의 유연성을 높였다.

알루미늄 무게는 철강의 3분의 1 수준. 차체를 100% 알루미늄으로 바꾸면 무게는 약 40% 줄어든다. 무게가 가벼워지는 만큼 연료소비효율(연비)도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철강에 비해 용접이 어려워 아직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업체가 생산하는 차체에서 알루미늄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재규어의 발표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재규어는 알루미늄을 이어붙이는 대신 차체 전체를 하나의 상자처럼 만들어내는 모노코크 방식으로 이 구조를 도입한다. 스트라이드 수석엔지니어는 “알루미늄 모노코크 방식은 소형차부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어떤 종류의 차량에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새로운 차체 생산구조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하나의 차체 뼈대(플랫폼)로 수십 종의 차를 만드는 생산방식인 ‘모듈형 횡적 플랫폼(MQB)’을 개발해 다양한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플랫폼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규어가 새로운 구조를 개발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극단적인 미(美)의 추구를 위한 것”이라고 스트라이드 수석엔지니어는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재규어를 선택하는 이유는 독창적인 디자인 때문”이라면서 “알루미늄을 사용하면 차의 곡선과 장식선, 차체 비례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규어가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C-X17은 이러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재규어는 이미 15년 전부터 차체에 알루미늄을 활용해 온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알루미늄 차체는 디자인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것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다. 가벼운 차체를 적용하면 가속능력이 높아진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줄어든다. 그는 “재규어는 2015년부터 전 모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km당 100g 이하로 줄이면서도 시속 300km 이상의 속도를 내는 차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알루미늄 구조가 적용되는 재규어의 첫 모델은 2015년부터 생산될 준중형급 스포츠세단이다. 재규어가 개발 중인 신형 4기통 엔진을 장착해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회사의 동급모델과 경쟁에 나선다. 현재 재규어 모델 중 가장 작은 차는 중형급인 ‘XF’다. 스트라이드 수석엔지니어는 “이전까지는 철강 차체에 알루미늄이 부분적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알루미늄 차체에 철강이 사용되는 구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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