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골프, 브레이크 결함 “실종된 프리미엄 서비스”
동아경제
입력 2013-07-25 14:52 수정 2013-07-25 16:13
주행거리가 700km에 불과한 수입 신차에서 브레이크 결함이 발생했다. 제동장치 결함은 안전운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심할 경우 탑승자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차량을 판매한 업체에선 해당 부품의 교환을 제시할 뿐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해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30대 여성 회사원 신성연 씨(가명)는 지난 12일 폴크스바겐 7세대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구입했다. 신 씨는 “국산차와 비교해 가격대비 성능에서 우월하다는 광고를 보고 골프를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량 구입 후 열흘도 되지 않아 이상이 발생했다. 지난 22일 오전 계기판의 엔진경고등과 예열플러그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 신 씨는 즉시 서비스센터로 전화를 걸어 증상을 설명했다.
서비스센터에선 “일시적인 계기판 오류일 수 있다. 주행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으니, 그대로 운행해보라.”고 권했다. 신 씨는 운행은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일단 차량을 움직여 목적지에 도착했다. 서비스센터 직원의 말처럼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좋아지길 기대했다.
그러나 그날 오후 다시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주행 중 갑자기 브레이크 페달이 반 정도에서 더 이상 밟히지 않았다. 다행히 사고는 모면할 수 있었지만, 깜짝 놀란 그는 긴급출동서비스를 불러 인근 서비스센터로 차량을 입고했다.
다음날 서비스센터 담당자로부터 “브레이크 관련 부품에서 불량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담당자는 신 씨가 차량을 인수 받기 전부터 부품이 불량이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신 씨는 “다른 곳도 아니고 브레이크 결함이라면 고속도로 등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부품 교환 후에도 동일한 증상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을 해주거나, 아니면 신차로 교환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행 중 브레이크가 고장 날지도 모르는 차를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더 이상 운전할 자신이 없었다.
신 씨는 폴크스바겐 매니저와의 통화에서도 이같이 주장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부품 교환만 가능 하다는 것이었다. 매니저는 신 씨에게 “차는 하루만 써도 고장이 날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센터가 있는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수리뿐이다. 이게 싫다면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라도 해라.”고 말했다.
그의 차량은 현재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상태다. 해당 부품을 독일에서 공수해야 하는 관계로 수리 기간이 최소 2주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신 씨는 “수리가 완료된다고 해도 불안해서 더 이상 그 차량을 운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입차가 흔해지고 가격도 많이 내려 골프를 구입하게 됐지만 이런 식으로 엉터리 서비스를 할지는 몰랐다”며 “골프가 잘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슷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나의 사례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입차 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업체들이 서비스센터 확장과 질적 향상에 노력하고 있지만 불만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입차 소비자불만 건수는 1만 대당 10.8건으로 국산차(5.0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은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고객의 목소리가 큰 지역에서만 서비스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며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서비스에 대한 불성실은 물론 비싼 가격, 긴 수리기간 등으로 여전히 악명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신차를 출시하며 저가 정책을 펼치는 듯 보이지만, 소비자에게 불리한 할부조건과 판매 이후 고가의 애프터서비스 등을 감안한다면 결국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25일 현재 국내에 진출한 18개 수입차 회사의 서비스센터는 총 311개로 지난 2010년 12월(서비스센터 243개) 보다 약 28% 증가했다. 업계 1위인 BMW코리아는 서비스센터를 30개에서 47개로, 한국도요타는 23개에서 35개로 늘렸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23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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