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 투리스모 무상수리 고집…왜 리콜 안할까?
동아경제
입력 2013-06-27 08:00 수정 2013-06-27 14:05
최근 쌍용자동차 코란도 투리스모의 변속기 레버에 대한 안전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제작사가 심각한 결함에도 리콜이 아닌 무상 수리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소비자원의 리콜 관련 문서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쌍용차가 지난 20년간 실시한 리콜은 단 9건에 불과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에 따르면 쌍용차는 2002년 2월 8일 렉스턴과 이스타나 등에 대해 처음 리콜했다. 당시 차량은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류를 일정수준으로 보정시켜 주는 전압조정장치(레귤레이터) 불량으로 정상 전압인 14.5V를 초과한 전류가 축전지에 과충전돼 축전지액(황산)이 누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쌍용차는 2011년 2월 22일 체어맨W을 마지막으로 리콜이 끊긴 상태다. 지난해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의 변속충격 결함에 대해서도 무상 수리를 실시해 원성을 샀다. 당시 운전자들은 변속충격으로 인한 급격한 속도변화 때문에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리콜을 요구했다.
이번에 불거진 코란도 투리스모 변속기 결함 역시 무상 수리로 일관해 해당 운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 투리스모는 자동변속기와 연결된 기어레버 연결 부위의 조립 결함으로 주차모드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일정한 힘이 가해지면 변속기가 이동해 차가 움직일 수 있다. 해당되는 불량차량은 4000여대에 이른다.
쌍용차 관계자는 “조립 당시 기어 레버가 완전히 조여지지 않은 채 판매됐던 사실을 내부적으로 파악했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무상 수리를 통해 완전히 고정시키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세워둔 차량이 마음대로 움직인다면 사고 가능성이 크다며 리콜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한 온라인 동호회원은 “투리스모가 출시 초기부터 약간의 힘만 가해져도 주차모드에서 변속기가 빠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작사가 리콜을 진행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산 완성차업체들이 차량 결함에 대해 대부분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는 “국산 업체들은 안전에 직결되는 결함에도 판매하락 등을 우려해 무상 수리로 일관하고 있다”며 “리콜에 적극적으로 나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코란도 투리스모의 차량 변속레버 제작결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4건의 관련 신고가 자동차제작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됐다”며 “지난 5일부터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결과 제작결함으로 확인되면 해당 차량을 리콜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콜은 차량 운행 중 자동차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해 안전운전에 영향을 줄 경우 시정 조치하는 것으로, 이 같은 사실을 판매한 국가나 지역에 모두 알려야한다. 리콜 기간은 자동차관리법상 1년이다. 반면 무상 수리는 단순한 품질의 문제로 제작사가 이를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고 반드시 시정해야하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업체는 무상 수리를 선호한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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