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팀 레이싱 모델 조상히씨가 밝힌 도로위 수난사
동아일보
입력 2013-05-31 03:00 수정 2013-05-31 15:19
[시동 꺼! 반칙운전/4부]“싫어요 반칙男, 좋아요 배려男”
그런데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 레이싱 모델에게 욕설을 던지는 남성들이 있다.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째려보기도 한다. 손가락을 세워 삿대질도 한다. 쉐보레팀에서 활동 중인 레이싱 모델 조상히 씨(31)가 실제 운전을 하면서 겪은 생생한 사례들이다.
조 씨는 7년째 모델로 활동 중이다. 중간에 연극무대에도 섰다. 신차 옆에 서고 연극 무대에 오를 때면 누구나 좋아해주고 박수를 보내준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 도로에 나가면 눈을 부라리는 ‘야수 운전자’들에게 시달려야 한다.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쉐보레 삼성영업소에서 만난 조 씨는 여성 운전자의 고충을 하나씩 풀어놨다.
2006년 운전면허증을 손에 쥔 뒤 구입한 첫 차는 흰색 투스카니였다. 조 씨는 “색상 때문인지 여성 운전자인 줄 알아챈 남성 운전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 때문일까. 곧바로 수난이 시작됐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고 천천히 출발하면 조 씨의 뒤차만 ‘빵빵!’ 경적을 울려댔다. 남성이 운전하는 옆 차로에선 아무 일도 없었지만 유독 조 씨의 뒤차들은 0.1초도 못 참겠다는 듯 조 씨를 향해 역정을 냈다.
욕설도 숱하게 들었다. 특히 다른 차량 앞으로 끼어들어야 할 땐 아직도 두렵기만 하다. 여성운전자에겐 더욱더 끼워주기 싫다는 듯 오히려 속도를 높여 위협하는 운전자도 수없이 많았다. 그러곤 옆으로 다가와 “×년”, “여자가 무슨 운전이야!”라고 욕설을 퍼붓고 사라지는 남성 운전자도 있었다.
분을 이기지 못해 폭발한 적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빨간색 소형차를 타고 서울 강남역 근처 골목길을 지나던 때였다. 일방통행인 도로였는데 정면에서 포르셰 한 대가 진행방향을 어기고 진입했다.
당연히 포르셰 운전자가 후진해서 차를 빼야 하는 상황. 그러나 포르셰 운전자는 되레 경적을 울려대며 조 씨 일행에게 뒤로 빠지라며 화를 냈다. 기가 찬 조 씨가 차에서 내려 항의했지만 40대 남성은 이를 무시하듯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당시 대학로 연극 무대에 서며 발성 연습을 했던 조 씨는 우렁찬 목소리로 “당신이 잘못했잖아요”라고 외쳤다. 주변에서 사람이 몰려들자 역주행 차량은 그제야 창문을 닫고는 줄행랑을 쳤다.
이런 경험이 계속되자 조 씨는 남자들이 차종과 색상만 보고서도 여성 운전자라고 짐작해 무시하고 위협적으로 운전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결국 조 씨는 차를 바꿨다. 지금은 흰색 코란도를 몰고 다닌다.
조 씨는 남성 운전자들의 배려운전을 부탁했다. “레이싱 경기장에서는 폭주하는 경주차에 열광하게 돼요.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여성 운전자를 배려하고 조심운전하는 남성 운전자가 제일 멋져 보여요!”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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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팀 레이싱 모델 조상히 씨는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성 운전자가 도로에서 여성 운전자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매끈한 몸체를 자랑하는 신형 자동차가 공개되면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진다. 사람들의 이목은 신차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도 집중된다. 바로 신차보다 더 매혹적인 레이싱 모델이다. 그런데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 레이싱 모델에게 욕설을 던지는 남성들이 있다.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째려보기도 한다. 손가락을 세워 삿대질도 한다. 쉐보레팀에서 활동 중인 레이싱 모델 조상히 씨(31)가 실제 운전을 하면서 겪은 생생한 사례들이다.
조 씨는 7년째 모델로 활동 중이다. 중간에 연극무대에도 섰다. 신차 옆에 서고 연극 무대에 오를 때면 누구나 좋아해주고 박수를 보내준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 도로에 나가면 눈을 부라리는 ‘야수 운전자’들에게 시달려야 한다.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쉐보레 삼성영업소에서 만난 조 씨는 여성 운전자의 고충을 하나씩 풀어놨다.
2006년 운전면허증을 손에 쥔 뒤 구입한 첫 차는 흰색 투스카니였다. 조 씨는 “색상 때문인지 여성 운전자인 줄 알아챈 남성 운전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 때문일까. 곧바로 수난이 시작됐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고 천천히 출발하면 조 씨의 뒤차만 ‘빵빵!’ 경적을 울려댔다. 남성이 운전하는 옆 차로에선 아무 일도 없었지만 유독 조 씨의 뒤차들은 0.1초도 못 참겠다는 듯 조 씨를 향해 역정을 냈다.
욕설도 숱하게 들었다. 특히 다른 차량 앞으로 끼어들어야 할 땐 아직도 두렵기만 하다. 여성운전자에겐 더욱더 끼워주기 싫다는 듯 오히려 속도를 높여 위협하는 운전자도 수없이 많았다. 그러곤 옆으로 다가와 “×년”, “여자가 무슨 운전이야!”라고 욕설을 퍼붓고 사라지는 남성 운전자도 있었다.
분을 이기지 못해 폭발한 적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빨간색 소형차를 타고 서울 강남역 근처 골목길을 지나던 때였다. 일방통행인 도로였는데 정면에서 포르셰 한 대가 진행방향을 어기고 진입했다.
당연히 포르셰 운전자가 후진해서 차를 빼야 하는 상황. 그러나 포르셰 운전자는 되레 경적을 울려대며 조 씨 일행에게 뒤로 빠지라며 화를 냈다. 기가 찬 조 씨가 차에서 내려 항의했지만 40대 남성은 이를 무시하듯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당시 대학로 연극 무대에 서며 발성 연습을 했던 조 씨는 우렁찬 목소리로 “당신이 잘못했잖아요”라고 외쳤다. 주변에서 사람이 몰려들자 역주행 차량은 그제야 창문을 닫고는 줄행랑을 쳤다.
이런 경험이 계속되자 조 씨는 남자들이 차종과 색상만 보고서도 여성 운전자라고 짐작해 무시하고 위협적으로 운전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결국 조 씨는 차를 바꿨다. 지금은 흰색 코란도를 몰고 다닌다.
조 씨는 남성 운전자들의 배려운전을 부탁했다. “레이싱 경기장에서는 폭주하는 경주차에 열광하게 돼요.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여성 운전자를 배려하고 조심운전하는 남성 운전자가 제일 멋져 보여요!”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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