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떼고 붙자” 쏘나타-캠리, 비교시승해보니… : 비즈N

“상표 떼고 붙자” 쏘나타-캠리, 비교시승해보니…

동아경제

입력 2013-03-20 09:30 수정 2013-03-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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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를 떼고 보면 국산차도 제품력에 있어서 수입차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2년 뒤면 현대자동차에서 근속 30년을 맞는 서울 목동시승센터의 백경현 센터장은 현대차를 비롯해 국산차의 품질이 이제는 수입차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 브랜드 인지도에서 차이가 있어 소비자들의 비교시승을 통해 현대차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해 고객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는 그는 “실제 시승을 통해 기존 수입차에서 국산차로 교환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시승 후 약 20%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으니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국산차로는 처음으로 지난 12일부터 ‘수입차 비교체험’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사의 주요 차종과 경쟁 수입차의 비교 시승을 통해 높아진 상품성을 평가받고 브랜드 인지도를 알리기 위해서다.

이벤트는 오는 28일까지 전국 9개 비교시승센터에서 7주 동안 약 21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지난 11일부터 인터넷과 전화로 진행한 사전 접수는 하루 만에 모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벤트에 참가할 경우 현대차의 주요 차종과 비교 대상인 수입차를 2박3일간 무상으로 시승할 수 있다. 쏘나타와 도요타 캠리, 벨로스터와 미니쿠퍼, i30와 폴크스바겐 골프, 제네시스와 벤츠 E클래스 등이 짝을 이뤘다.

지난 14일 기자도 비교체험 이벤트에 직접 참가해 쏘나타와 도요타 캠리를 시승하기로 하고 목동시승센터를 방문했다. 현대차는 전국 31개 지점에 전문 시승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쏘나타와 캠리가 비교급 차종인지를 먼저 알아봤다. 한국토요타는 7세대 캠리를 출시하며 현대차 그랜저를 타깃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런 이유에서 “캠리와 쏘나타의 비교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단일 국가 최대시장인 미국에서는 캠리보다 오히려 쏘나타가 한 단계 위 차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가격도 쏘나타가 캠리보다 비싸다”며 “국내보다 쏘나타의 배기량이 크지만(미국 2.4리터, 국내 2.0리터) 최상위 트림을 기준으로 쏘나타는 2만5845달러, 캠리는 2만4855달러에 팔린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2.0 쏘나타를 팔아 2.5리터급의 캠리가 그랜저와 비교되기도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는 두 차종을 동급으로 보는 게 현실이다.

백 센터장도 “쏘나타와 캠리가 국내에선 배기량 차이로 급이 다른 차량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실제 가격적인 측면이나 글로벌시장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캠리는 그랜저보다는 쏘나타와 비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시승을 위해 캠리를 받아 목동시승센터를 빠져나왔다. 시승차는 누적거리 4845km의 2013년 형 모델로 외관이 깔끔했다. 신형 캠리는 6세대에서 7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치며 스포티하게 디자인을 바꿨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3줄에서 2줄로 줄였으며, 안개등 디자인을 바꿔 단순하지만 날카로움을 더했다. 후면은 ‘ㄱ’자 형태의 후미등으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인테리어 역시 기존 단조로운 디자인에서 고급스러움과 젊은 감각의 스포티함을 추가했다.

직렬 4기통 2.5리터 DOHC 듀얼 VVT-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23.6kg.m을 발휘한다. 연비는 리터당 11.5km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쉬운 부분은 국산차에 비해 부족한 편의사양과 일부 개선은 됐지만 개성 없는 인테리어 및 외관 디자인, 엔진의 출력에 비해 즉각적인 반응이 부족해 답답한 가속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경험한 캠리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쏘나타 시승차는 2013년 형으로 기존 2.0 가솔린 모델에 적용됐던 세타Ⅱ 엔진 대신 새로운 2.0 누우 CVVL엔진을 적용했다. 누적거리는 30km를 넘지 않은 신차였다. 2009년 YF쏘나타가 처음 출시될 당시 시승한 후 오랜만에 운전석에 앉았다. 당장 보기에도 이전에 타봤던 쏘나타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다양한 옵션을 적용해 전혀 새로운 신차를 타는 느낌이다. 초기 모델보다 고급스러움이 강조됐고 인테리어 및 조립품질도 완성도가 높아졌다. 다만 화려한 디자인은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CVVL 엔진을 적용한 신형 쏘나타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이 기존 대비 7마력 향상된 172마력, 최대토크는 기존 대비 0.3kg.m 향상된 20.5kg.m를 발휘한다. 연비 또한 기존 대비 7.7% 향상된 14.0km/ℓ이다.

동력 성능에 있어선 기존에 가볍게 느껴졌던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 많이 묵직해진 느낌이었다. 직선구간에서 120km/h까지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무엇보다 실내의 정숙성과 저속과 고속에 이르기까지 고른 엔진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인테리어는 간결한 캠리와 비교해 화려한 편이다.

현대차는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문을 연 수입차 비교시승센터를 통해 적극적인 체험 마케팅을 선보였다”며 “고객을 국산차 쪽으로 유인하는 목적도 있지만 현대차의 높아진 품질과 위상을 알리고자 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