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꼼짝마!” 인피니티 디젤세단의 경쟁력은?
동아경제
입력 2012-09-01 09:00 수정 2012-09-01 09:00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속도계 바늘은 180km/h를 넘어섰지만 실내의 고요한 음악소리는 귀에 그대로 전해졌다. 조금 더 깊게 밟자 시속 200km를 가뿐히 넘으며 소실점 끝처럼 느껴졌던 구간의 종착점이 짧게만 느껴졌다.
지난 2월 일본 브랜드 최초로 디젤엔진을 탑재한 크로스오버 FX30d를 출시한 인피니티가 이번에는 간판급 모델 M세단의 디젤모델 M30d를 국내 시장에 투입했다. 독일 디젤세단 중심의 수입차 판도를 바꿔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전면에 내세우며 인피니티만의 차별화된 주행감성을 강조한 모델이다.최근 인천 영종도 일대 시험주행을 통해 인피니티의 기대주 M30d를 만나봤다.
외관은 기존 가솔린 엔진과 동일한 디자인과 크기로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945mm, 1845mm, 1500mm로 경쟁모델인 BMW 5시리즈와 아우디 A6와 비교해 전폭을 제외한 전장과 전고가 더 크다. 여유로운 차체 크기는 뒷좌석 승객에게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전면은 콘셉트카 에센스(Essence)에서 이어진 날카로운 전조등과 상하대칭의 더블 아치형 그릴이 일체감을 주는 하단과 함께 역동성을 강조했다. 차량의 전체적 비율은 앞부분은 길고 트렁크 부분은 짧게 가져가는 ‘롱 노즈 숏 테크(long nose short deck)’를 취하며 스포츠 쿠페와 같은 형상이다. 인피니티 측은 바람, 파도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역동적 디자인 언어를 통해 경쟁 모델과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아우디와 BMW 디자인이 수직, 수평을 강조하며 비례에 집착하는 모습이라면 인피니티는 곡선을 중심으로 선을 조합해 볼륨감을 표현한다. 이런 디자인 철학은 인피니티 보급형 모델 G세단과는 다른 차별성을 보인다.
실내는 운전석과 조수석이 각각 독립된 구조를 이루고 있는 ‘더블 웨이브(Double Wave)’ 콘셉트가 적용돼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가죽 시트와 은은한 광택으로 멋을 한껏 살린 우드 트림은 고급스럽다.디젤모델에 새롭게 적용된 ‘포레스트 에어 시스템’도 주목할 부분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숲을 형상화한 그림 버튼을 누르면 차량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실내온도 뿐만 아니라 통풍, 냄새, 습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실내공기를 정화시킨다. 또한 숲 속의 풀 냄새의 아로마 향기는 차량내부의 불쾌한 냄새를 제거할 뿐 아니라 고밀도의 이온을 생성해 시트 등에 배인 냄새까지 제거해 준다.M30d에 실린 V6 터보 디젤엔진은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 맞춰 새롭게 개발된 엔진으로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 56.1kg.m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특히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해 가솔린 엔진과 동일 수준의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7단 변속기는 부드러운 주행감성과 정차 시 자동으로 중립 모드로 전환된다. 공인연비는 11.7km/ℓ.
도로주행에서 직진 가속성을 중심으로 테스트한 결과 60~80km/h대의 영역에서나 160~180km/h의 영역 대에서 차량 반응이 한결 같다. 고속주행에서 가속페달을 밟는 데로 오르는 속도감은 인피니티에서 느낄 수 있는 운전의 재미를 그대로 표현한다.디젤엔진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과 잡음이 걱정됐지만 실제 주행에 있어서 6기통 엔진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 가솔린차 이상의 정숙성을 보였다.
2시간여의 시승에서 평균연비는 10.5km/ℓ로 만족할만한 수준을 보였다. 노면의 상황에 따라 4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통해 보다 높은 연비 또는 역동적 주행을 선택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6370만원.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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