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그룹 올 키워드는 ‘수성’-‘신흥시장’

동아일보

입력 2012-01-09 03:00 수정 2012-01-0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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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매출 사상첫 150조 넘을듯

‘수성(守成)’과 ‘신흥시장’.

계속된 쾌속질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659만 대의 차량을 판매해 ‘글로벌 톱5’ 자동차회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현대자동차그룹의 올해 경영전략은 두 단어로 압축된다.

유럽발 금융위기 등으로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무리한 판매경쟁에 나서지 않고 지난해 위상을 유지하는 한편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4.8%의 판매성장률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이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약 6% 늘어난 700만 대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등 주력 계열사의 고른 선전으로 그룹 사상 최초로 지난해 연간 매출이 15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0년부터 세계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증설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증설에 나서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은 30만 대(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30만 대(기아차 조지아 공장) 정도면 충분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현대·기아차의 공장이 있는 8개국 가운데 가동률이 가장 높다. 현대차그룹은 “섣불리 생산량을 늘릴 경우 품질 관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미국 러시아 공장 등은 이미 가동률이 100%를 넘어섰지만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가 불확실한 만큼 당분간 증설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특유의 ‘품질 경영’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중장기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내실 경영을 통한 글로벌 일류 기업 도약 기반 구축’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도약이 아닌, 도약을 위한 ‘기반 구축’이 핵심”이라며 “올해 순위 경쟁은 신경 쓰지 않고 친환경 미래차 등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고 품질관리 등 내실 다지기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인 5조 1000억 원을 R&D 예산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올해 수성에만 나서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인도 브라질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지난해보다 더 공격적으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당장 현대차는 올해 7월 중국 3공장(30만 대), 12월 브라질 공장(15만 대)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유럽과 미국의 수요 확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판매량 증가는 신흥시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며 “신흥시장에 특화된 모델 개발,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이 시장에서 연간 100만 대 이상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올해 녹십자생명의 인수 작업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하반기(6∼12월)에 금융 계열사 개편 등을 통한 금융사업 강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각 계열사가 고루 좋은 실적을 낸 현대차그룹은 사상 처음으로 그룹 연간 매출이 15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 94조6520억 원, 2010년 129조 64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현대건설 인수 등이 더해지면서 매출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하이스코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주요 상장사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약 132조 원으로 이미 2010년 그룹 전체 매출을 뛰어넘었다. 현대차그룹은 26일 현대차부터 시작되는 계열사들의 실적발표가 끝난 뒤 지난해 그룹 매출을 밝힐 예정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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