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미래 금융 생태계 먼저 만든다”

유재영 기자

입력 2023-07-24 03:00 수정 2023-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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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sight]
은행 앱 ‘올원뱅크’ 편의성 확 높이고,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위한 협업 추진
토큰증권 시장 선점도 주요 목표… 농식품분야 민간 투자 활성화에 앞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2월 열린 2023년 1차 농협금융 디지털전환(DT)추진 최고협의회에서 토론 발언을 하고있다. 이 회장은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
NH농협금융지주가 디지털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이석준 회장은 1월 취임사에서부터 세계 초일류 금융지주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디지털’을 강조했다. 첫 그룹 디지털전략회의를 끝장 토론 분위기로 이끌며 전통 금융권과 빅테크·핀테크의 격차 발생 이유 등을 확인하고 디지털 혁신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 회장은 “회사의 생존이 걸렸다”며 신년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디지털 혁신을 다시 강조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를 초청해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을 소개하며 농협금융지주 임직원들이 금융 빅테크 기업의 DNA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2월 서울 본사에서 열린 ‘제1차 농협금융 DT(Digital Transformation) 추진최고협의회’ 에서는 디지털 전환의 구상을 상세하게 제시했다. 사전 정보가 없어도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디자인(Design)하고, 모든 것의 디지털화(Digital) 구현을 구체적인 실행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혁신에도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모든 업무를 고객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원점(Zero-Base)에서 재설계하자”고 강조한다.

NH농협금융지주는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은행 주력 앱인 올원뱅크 등의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 전면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디지털이 고객 접점의 최전선’ 임을 모토로 농협 금융만의 ‘슈퍼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행동 패턴을 꼼꼼히 분석해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구현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 혁신도 노린다. 챗GPT 등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 데이터 확보를 위한 외부 생태계 협업 등이 추진 중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디지털 신사업 진출도 디지털 금융의 중요한 한 축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큰증권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각투자기업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NH농협은행과 기업금융(IB) 분야 업계 경쟁력이 강점인 NH투자증권이 각각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차별화된 신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국내 유일의 농업 분야 특수 금융그룹으로 농식품분야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촉진자 역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초부터 농식품부와 협업해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사업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농업인의 수익 증대를 위해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농식품 특화 신용평가모형 개발, 항공사진 등을 활용한 농작물재해보험 AI 인수 심사 도입 등을 연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하 농진원)과 ‘그린 솔루션 랩’(Green Solution Lab)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린 솔루션 랩’은 탄소시장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여러 환경 문제 솔류션과 연계된 사업이다. 우선 농진원과 협력해 ‘농업부문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등록된 17종의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를 감축한 농가에 탄소배출권을 지급하는 사업 등이다. 지난달에는 농진원과 함께 농업분야 탄소저감 우수 중소기업에 지원금도 전달했다. 농업분야 탄소 저감과 관련한 우수한 기술이 늘어나면 탄소배출권 거래로 소득을 창출하는 농업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 농업시설 관련 정책자금대출, 농업인 관련 보험 및 할부금융, 농업인 보유 탄소배출권 거래지원 등의 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린 솔루션 랩’ 사업대상 범위를 농업부문에서 산림부문과 산업·발전, 건물·교통 등의 외부사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들은 농업인과 농업관련 기업의 지원을 강화한다. NH농협은행은 ‘NH농식품기업우대론’을 지난달 출시했다. NH농협은행이 자체 개발한 비재무평가 체계인 ‘NH농식품 우수기술 성공지수’를 활용해 우수기업에 추가 한도 15%와 우대금리 2%포인트를 제공하는 대출상품이다.

NH농협은행은 농가와 기업간 상생을 위한 ‘함께하는 우리 농가 동행기업’을 선정해왔는데 올해에도 10개 사를 선정해 여신 우대, 홍보 등을 지원한다. 또 은행권 최초로 농어촌 학자금 대출 장기연체자에게 잔여 채무액을 지원하는 ‘초록사다리 신용지원 사업’도 실시한다. 3년간 약 3500명의 채무 조기상환을 지원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에선 올해 탄소금융팀을 신설하고, 해외 탄소배출권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중이다.

NH농협카드는 농촌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카드공익기금 1억원을 (사)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를 통해 전달했다. 전달된 카드공익기금은 ‘뉴(New)농촌사랑 체크카드’, ‘농촌사랑클럽 체크카드’ 등 카드이용액 일정비율로 조성돼 김치나눔, 장수사진 촬영,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 등 농업·농촌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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