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김치’ 소포장시장 공략 농업인 매출 증대 견인차

주성하 기자

입력 2022-11-14 03:00 수정 2022-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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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sight]

농협중앙회는 2020년부터 ‘함께하는 100년 농협 구현’을 구호로 내걸고 유통 및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농협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3년째를 맞이하는 올해에는 특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자물가 상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농축산물 도소매 유통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농자재 공급망 확대 등 유통혁신에 사활


농협은 지난해에 유통 자회사 통합, 김치공장 통합, 스마트 산지유통시설(APC) 개발, 스마트 농기계 보급, 온라인 채널 강화 등 유통 단계별 오랜 숙원 과제들을 해소한 데 이어 올해는 작년 성과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농협김치조합공동사업법인 출범, 농자재 공급망 확대를 통한 원자재 가격 상승 대응, 하나로마트의 ‘살맛나는 가격’ 행사 등이 올해 진행된 대표 사업이다.

특히 축산경제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축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농협 ‘라이블리’를 거점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와 기업 간 거래(B2B)를 동시에 공략하는 ‘양손잡이 전략’을 들 수 있다. B2C에서는 라이브커머스 전문몰을 구축해 자사 몰과 대형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동시 중계로 단시간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지역 농축협 축산물 브랜드 25개가 입점된 라이블리 내 지역명품관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반응이 좋다.

농협은 직가공 및 유통 물량 확대에 대비해 부천 유휴지를 통합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 서부에 범(汎)농협 신선식품 물류센터가 생겨나는 효과가 발생된다. 부천 음성 나주 고령에 위치한 축산물유통센터를 미트센터로 바꿔 한우 부분육·소포장 공급 기지로 활용하고, 계통 매장 통합구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올해 통합구매사업 매출액을 1600억 원까지 늘리는 계획도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


농산물 유통 경로 효율화로 새 가치 창출


4월 열린 ‘한국농협김치 출범식’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왼쪽 네 번째)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 참가자들과 함께 김치 시식을 하고 있다. 올해 농협중앙회는 농협 김치공장 8곳을 하나로 통합해 ‘한국농협김치’ 브랜드를 만들었다.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은 산지유통시설(APC) 스마트화, 산지농협 온라인지역센터 구축, 스마트가축시장 보급 등 농산물 유통 경로 효율화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서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 APC는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화와 설비자동화를 중심으로 APC 운영 효율화와 농산물 상품성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농협은 올해 농협형 스마트APC 기반 조성을 위해 정보화 시스템 개발과 자동화 표준모델 구축 등을 추진한 데 이어 내년에는 데이터 연계 방식 고도화 및 거점 스마트APC를 매년 10개소씩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 소비가 주를 이루던 농식품 영역까지 온라인 소비로 전환되는 상황에 맞춰 농협 또한 유통 방식의 변화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농식품 온라인 시장은 올해 33조 원(소매 총매출 129조 원의 25.3%) 규모이지만 2025년에는 4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 산지농협의 경우 온라인 인프라와 전문인력 등이 없어 온라인 사업을 쉽게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지역사무소 내 촬영, 상품페이지 제작, 라이브커머스 공간 제공 등 적극적인 도움을 주었다. 그 결과 현재 전국 70개소에 온라인 지역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산지 온라인 지역센터’를 이끌어 갈 ‘산지 어시스턴트’를 선발해 지역 내 온라인사업을 이끌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연말까지 100명의 온라인전문가가 탄생한다.

축산부문에서는 생축거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의 보급으로 농가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생축 거래에 참여할 수 있고, 생축 관련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전국 8곳 농협 참여 ‘한국농협김치’ 출범


농협은 수입산 김치에 대한 위생 문제 등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작년부터 김치공장 통합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전국 8개 농협 김치공장 운영농협이 참여해 ‘한국농협김치조공법인’이 출범해 현재 ‘한국농협김치’라는 신규 브랜드가 탄생했다.

김치공장 통합으로 기존에 분산돼 있던 조직, 인력, 생산 등 역량을 하나로 집중시켜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됐다. 또 농협김치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매출이 증가하면 농업인이 생산한 원재료 수매량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창출돼 농업인 소득 증대와 수급 안정의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농협은 즉석김치와 학교급식 시장에 주로 진출했기 때문에 소포장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았지만 소포장 및 온라인 시장 등을 집중 공략해 올해 매출 900억 원, 2026년 매출 1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해 세계에 농협김치를 널리 알리고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 아래 5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력해 뉴욕·워싱턴 ‘김치의 날’행사에 참가했다. 7월에는 한국농협김치를 일본에 처음으로 수출했다. 농협은 향후 김치 수출 국가를 호주와 유럽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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