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전담 ‘레드팀’ 신설… 실무자 눈높이서 의견 개진
신지환 기자
입력 2022-06-30 03:00 수정 2022-06-30 03:00
[The Insight]
“모든 역량을 디지털 대전환에 쏟자”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재창업’한다는 각오로 모든 역량을 디지털 대전환에 쏟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창립기념사에서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완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초혁신을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를 과감히 혁신하고, 그룹 차원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특화된 별도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지주사와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등 자회사의 디지털·정보기술(IT) 및 영업현장 실무자로 구성된 ‘레드팀’과 ‘블루팀’을 운영하고 있다.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 디지털 혁신 문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손 회장은 “격의 없는 소통과 빠른 의사결정이 디지털 혁신의 추진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디지털·IT 부서 실무자를 모아 꾸려진 ‘레드팀’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쓴소리’ 전담 조직이다. 각종 디지털 관련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에 대해 실무자의 관점에서 살아있는 의견을 개진한다. 그룹 공동사업의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서비스 품질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등 디지털·IT 업무 프로세스와 문화를 바꾸기 위한 여러 제안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 금융에 관심이 많은 영업현장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블루팀’은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현장에서 디지털과 관련된 고객들의 불만과 의견 등을 유관 부서에 전달해 이를 신속히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우리WON뱅킹’ 생활밀착 서비스 개선안 등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담 지원 제도인 ‘디딤’(DIDIM·Digital, ICT, Data Innovation Manager)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이 자회사의 디지털 혁신 도약을 위한 지지대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디지털 경험이 부족한 신규 편입 자회사나 소규모 자회사 등을 대상으로 지주사의 디지털 실무자들이 전담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점포가 폐쇄된 문산, 우이동, 구일 지점 3곳이 현재 디지털 익스프레스 점포로 전환돼 영업 중이다. 각 점포는 지역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우이동점엔 방문 고객 수를 고려해 혼잡이 예상되는 특정일에만 상담 직원을 직접 배치하는 ‘팝업 창구’를 운영한다. 점포 폐쇄 이전에도 방문 고객이 적었던 문산점은 완전한 무인 점포로 운영된다.
무인 점포라고 해서 직원과 상담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디지털 데스크를 통한 화상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데스크는 방문 고객이 별도의 기기 조작 없이도 화상상담 직원과 연결돼 일반 창구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창구다. 고객은 디지털 데스크에 앉아 상담 연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디지털 데스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예·적금 신규 가입, 각종 신고, 대출 상담 등이다. 화상상담 직원이 스캔한 신분증과 고객의 얼굴을 대조하고 신분증 진위를 확인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또 사전에 손바닥 정맥을 등록한 고객은 정맥 인증만으로도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디지털 데스크는 디지털 익스프레스 점포 3곳을 비롯해 전국 9개 점포에 설치돼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점 공백 지역이나 방문 고객이 많은 지점 위주로 설치해 이용 빈도와 고객 반응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설치를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WON뱅킹’엔 ‘WON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WON컨시어지 이용 고객은 우리WON뱅킹 앱의 전용 페이지를 통해 전담 직원과 일대일로 연결돼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및 가입, 만기 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개인·기관그룹에 WON컨시어지 영업1부와 영업2부를 두고 총 20명의 직원을 배치한 상태다. WON컨시어지 전용 페이지는 관리 고객이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으며 전담 직원 상담 시간은 영업일 오전 9시~오후 5시다. 영업시간 외에도 메시지로 상담 요청을 하면 다음 영업일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금융데이터댐은 데이터 수집, 적재, 유통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데이터 공유, 활용, 판매에 협업하는 금융공동체를 말한다. 우리금융은 협약을 통해 데이터 융복합을 통한 신규 사업 발굴,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데이터 산업 지원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해 분산신원증명(DID),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우리은행 디지털화폐(WBDC),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담고 송금과 결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멀티자산지갑’에 대한 기술 검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AI 시장예측 서비스와 AI 상담봇 등을 도입해 포트폴리오 분석, 고객 응대 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AI 뱅커 도입을 위한 시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메타버스는 실제 고객 상담을 진행하는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메타버스 전문업체 ‘오비스’와 함께 ‘우리메타브랜치’를 구축했다. 이곳은 우리은행이 오프라인에서 운영 중인 ‘우리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메타버스에 구현한 공간으로 전담 직원이 정책금융대출, 상권·입지 분석, 각종 사업계획 수립 지원 등 소상공인 대상 맞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모든 역량을 디지털 대전환에 쏟자”
'2020년 블루팀과 함께하는 디지털 혁신 포럼'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재창업’한다는 각오로 모든 역량을 디지털 대전환에 쏟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창립기념사에서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완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초혁신을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를 과감히 혁신하고, 그룹 차원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특화된 별도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 중추 ‘레드팀’과 ‘블루팀’
우리금융은 디지털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지주사와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등 자회사의 디지털·정보기술(IT) 및 영업현장 실무자로 구성된 ‘레드팀’과 ‘블루팀’을 운영하고 있다.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 디지털 혁신 문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손 회장은 “격의 없는 소통과 빠른 의사결정이 디지털 혁신의 추진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디지털·IT 부서 실무자를 모아 꾸려진 ‘레드팀’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쓴소리’ 전담 조직이다. 각종 디지털 관련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에 대해 실무자의 관점에서 살아있는 의견을 개진한다. 그룹 공동사업의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서비스 품질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등 디지털·IT 업무 프로세스와 문화를 바꾸기 위한 여러 제안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 금융에 관심이 많은 영업현장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블루팀’은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현장에서 디지털과 관련된 고객들의 불만과 의견 등을 유관 부서에 전달해 이를 신속히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우리WON뱅킹’ 생활밀착 서비스 개선안 등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담 지원 제도인 ‘디딤’(DIDIM·Digital, ICT, Data Innovation Manager)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이 자회사의 디지털 혁신 도약을 위한 지지대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디지털 경험이 부족한 신규 편입 자회사나 소규모 자회사 등을 대상으로 지주사의 디지털 실무자들이 전담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고객 친화적인 디지털 채널 구축
우리은행 디지털익스프레스 우이동점 전경.
이 같은 우리금융의 디지털 전환 노력은 고객 접점인 채널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점포 폐쇄 지역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초소형 무인 점포인 ‘디지털 익스프레스’를 마련했다. 이곳엔 디지털 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디지털 기기 3종이 설치돼 있다. 점포가 폐쇄된 문산, 우이동, 구일 지점 3곳이 현재 디지털 익스프레스 점포로 전환돼 영업 중이다. 각 점포는 지역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우이동점엔 방문 고객 수를 고려해 혼잡이 예상되는 특정일에만 상담 직원을 직접 배치하는 ‘팝업 창구’를 운영한다. 점포 폐쇄 이전에도 방문 고객이 적었던 문산점은 완전한 무인 점포로 운영된다.
무인 점포라고 해서 직원과 상담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디지털 데스크를 통한 화상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데스크는 방문 고객이 별도의 기기 조작 없이도 화상상담 직원과 연결돼 일반 창구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창구다. 고객은 디지털 데스크에 앉아 상담 연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디지털 데스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예·적금 신규 가입, 각종 신고, 대출 상담 등이다. 화상상담 직원이 스캔한 신분증과 고객의 얼굴을 대조하고 신분증 진위를 확인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또 사전에 손바닥 정맥을 등록한 고객은 정맥 인증만으로도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디지털 데스크는 디지털 익스프레스 점포 3곳을 비롯해 전국 9개 점포에 설치돼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점 공백 지역이나 방문 고객이 많은 지점 위주로 설치해 이용 빈도와 고객 반응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설치를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WON뱅킹’엔 ‘WON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WON컨시어지 이용 고객은 우리WON뱅킹 앱의 전용 페이지를 통해 전담 직원과 일대일로 연결돼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및 가입, 만기 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개인·기관그룹에 WON컨시어지 영업1부와 영업2부를 두고 총 20명의 직원을 배치한 상태다. WON컨시어지 전용 페이지는 관리 고객이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으며 전담 직원 상담 시간은 영업일 오전 9시~오후 5시다. 영업시간 외에도 메시지로 상담 요청을 하면 다음 영업일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각종 디지털 사업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
AI 1호 뱅커로 선정된 우리은행 직원.
우리금융은 그룹 전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사업을 추진 중이다. 먼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지난해 5월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한화손해보험, 나이스평가정보 등과 함께 초대형 민간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데이터댐은 데이터 수집, 적재, 유통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데이터 공유, 활용, 판매에 협업하는 금융공동체를 말한다. 우리금융은 협약을 통해 데이터 융복합을 통한 신규 사업 발굴,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데이터 산업 지원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해 분산신원증명(DID),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우리은행 디지털화폐(WBDC),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담고 송금과 결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멀티자산지갑’에 대한 기술 검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AI 시장예측 서비스와 AI 상담봇 등을 도입해 포트폴리오 분석, 고객 응대 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AI 뱅커 도입을 위한 시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메타버스는 실제 고객 상담을 진행하는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메타버스 전문업체 ‘오비스’와 함께 ‘우리메타브랜치’를 구축했다. 이곳은 우리은행이 오프라인에서 운영 중인 ‘우리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메타버스에 구현한 공간으로 전담 직원이 정책금융대출, 상권·입지 분석, 각종 사업계획 수립 지원 등 소상공인 대상 맞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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