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오늘도 저승사자와 달린다”…‘시한폭탄’ 졸음운전 사고
하정민 기자
입력 2017-07-11 15:24 수정 2017-07-11 18:38
#.1
“오늘도 저승사자와 달린다”
졸음 운전 참사로 본 버스 운전사 과로
#.2
“전날 19시간 가까이 운행해 9일 일어날 때
몸.이. 너.무. 무.거.웠.다. 가족들
먹여 살리려는 마음에 핸들을 잡았는데…”
9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내
2명을 숨지게 한 광역급행버스 운전사 김모 씨(51)
경기도 오산에서 서울 사당역까지 운행하는
광역버스를 운전하는 김 씨는 사고 전날인 8일
오전 5시~오후 11시 반까지 19시간을 일했죠.
운행 거리는 무려 639.6km.
서울-부산 거리인 약 360km의 두 배에 가깝죠.
#.3
9일 김 씨가 근무를 시작한 시간은 오전 7시 15분.
전날 운전대를 놓은 지 7시간 반 만이죠.
그는 점심식사 직후인 1시 45분 운전대를 또 잡았고
2시 42분 그의 사고로 18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사업용 차량 운전자가 2시간 이상 운행 때
반드시 15분 이상을 쉬도록 규정합니다.
운행 간격도 최소 8시간 이상을 유지
토록 하고 있죠. 하지만 김 씨에게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았죠.
#.4
3월 김 씨의 동료들은 오산시청에
“전날 운행 후 다음 날 운행 때까지 8시간
휴식을 보장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했지만
실제 근무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고는 운전사의 잘못이 크지만
살인적 운행 시스템의 문제도 있다. 운전사
10명 중 8명은 극도의 피로를 느끼고 있다”
김 씨의 동료들
#.5
2016년 7월 20대 여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관광버스 추돌 사고,
올해 5월 노인 4명이 숨진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고속버스 추돌 사고에 이어
이번 사고까지 비슷한 참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도로 위 안전은 여전히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6
하루 88만 명이 이용하는 수도권 광역버스
왕복 100km가 넘는 장거리 노선을
1명의 운전기사가 하루 5, 6회씩 달려야 하는
현행 체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언제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할지 모릅니다.
운수업계의 시한폭탄 졸음운전 사고
속히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원본| 최지선·신규진·서형석·황성호 기자·신민경 인턴 기자
사진 출처| 동아일보 DB·뉴시스·뉴스1
기획·제작| 하정민 기자·신슬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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