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배고파요" 울면서 사람 따라와 차에 훌쩍 올라탄 고양이
노트펫
입력 2020-12-15 17:12 수정 2020-12-15 17:12
[노트펫] 추위에 바들바들 떨다 낯선 사람을 따라 자동차에 곧장 올라탄 고양이가 짠하게 하고 있다.
지난 14일 밤 10시 쯤 충남 아산시 음봉면의 한 편의점 근처. 이 지역에서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은 그 주변 밥자리에 사료를 부어주고 편의점에 들렀다 자신을 곧장 뒤따라오는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뒤에서 힘없는 목소리로 야옹야옹 대면서 거리를 좁혀오는 녀석. 캣맘이 혹시 자리 싸움에 치여 먹지 못했나 싶어 사료라도 챙겨줄 생각으로 자동차 문을 열자 냅다 올라탔다. 차 시트에 앉아 내려올 생각을 안하는 데 사료를 챙겨주니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해치웠다.
수많은 편의점들처럼 이곳도 고양이를 돌보나 싶어 혹시 아는 고양이인지 물으니 편의점에서는 전날 갑자기 나타났다고 했다. 겨울 고양이 답지 않게 깔끔한 몸에 오동통한 몸매. 길고양이에게 하는 중성화표식인 귀커팅도 없었다.
다시 차에 데리고 오니 녀석은 한시름 덜었는지 어느새 이쁜짓을 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히터 바람은 나오고, 배는 부르고, 노곤했는지 캣맘 다리에 누워 눈을 지긋이 감고, 이날 처음 만난 캣맘의 손길엔 거부감 없이 더해달라 보챘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이 만져줄 수록 좋아하는 개냥이였다. 집고양이가 분명해 보였다. 고민하던 캣맘은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천안 지역의 보호단체에 연락을 취하고 사정을 이야기했다.
이번주 강추위가 전국을 엄습한 가운데 천안 지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13일 자정 영하 4도까지 떨어졌고, 14일 새벽엔 영하 8도까지 다가갔다. 더 추워진 15일 아침 기온은 영하 11.9도까지 내려갔다.
집에서 살아와서 바깥 생활에 익숙치 않은 고양이가 이런 날씨에 버텨낼 재간이 있을 리 없었다. 그렇게 해서 단체 쉼터에 오게된 이 녀석. 몸무게 5kg, 7~8개월 된 튼실한 수컷 고등어 고양이였다. 차에 타서 구조됐다고 해서 '차타'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쉼터에 와서 다른 고양이들과 어울리게 된 차타. 원기를 곧장 회복했는지 구조할 때부터 느껴진 묵직함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어린 고양이들에게 신경질을 내며 자기 집인양 굴었고, 케이지는 편안한 듯 늘어지게 잠을 청했다.
사실 쉼터에 도착했을 때 지하 주차장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던 이 구역의 대장 고양이가 몸소 영접(?)을 나올 때부터 알아봤더랬다.
차타를 보호하고 있는 충남유기동물구호법인 동물과의아름다운이야기(동아이) 이경미 대표는 "진짜 개냥이가 하는 짓은 다하는 넉살 좋은 녀석"이라며 "이런 녀석을 이 추위에 죽으라고 버린 것인지. 얼마나 추웠으면 자기가 차를 탔을까 싶다"고 말했다.
동아이는 건강 상태를 좀 더 지켜본 뒤 중성화수술을 진행하고 입양처를 알아볼 계획이다. 차타는 이제 몸을 본격 키워갈 녀석으로 듬직하면서도 다정한 고양이를 들일 계획이 있는 이에게 안성맞춤일 것으로 보고 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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