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다 인자한 할아버지 미소 지은 멍멍이.."내 나이가 어때서"
노트펫
입력 2020-09-01 17:11 수정 2020-09-01 17:13
[노트펫] 어린 나이에 목욕의 참맛을 알아버린 멍멍이는 신선 못지않은 인자함 가득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최근 보호자 지은 씨는 4개월 된 강아지 '호두'의 목욕에 나섰다.
목욕을 별로 안 좋아하는 강아지들이 있다는 얘기에 바짝 긴장을 한 채 화장실로 들어간 지은 씨. 하지만 호두는 걱정과 달리 물을 참 좋아하는 멍멍이 였다.
따뜻한 물이 마음에 들었는지 호두는 가만히 있었다. 이에 지은 씨가 거품으로 머리 마사지를 해주자 잠이 솔솔 오는지 꾸벅꾸벅 졸기까지 했다.
호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얼굴을 본 지은 씨는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직 1살도 안 된 호두가 멍생 n년차의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솜사탕 같던 털이 물에 닿아 녹으니 더욱 또렷하게 보이는 호두의 표정.
가느다랗게 뜬 눈과 은은한 미소를 띤 입을 보고 있으니 인자한 신선의 모습 혹은 친근한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호두는 목욕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데. 아무래도 지은 씨의 특급 서비스가 몹시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지은 씨는 "호두가 엄청 개구쟁이라 평소에는 이런 표정을 안 지어요"라며 "목욕이 마음에 들었는지 저런 표정으로 얌전히 있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강아지와 같이 지내본 적이 없었던 지은 씨가 호두를 만난 건 남편의 말 덕분이었다.
홀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 우울감을 느끼는 지은 씨를 보고 남편이 '새 가족을 들이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했다.
경험이 없었던 터라 섣불리 결정을 하지 못 하고 심사숙고하던 끝에 지은 씨는 호두를 데리고 오게 됐다.
처음부터 호두를 데리고 올 생각으로 간 건 아니라는 지은 씨. 잠깐 품에 안았다가 내려놓고 다른 아이를 보려고 했는데 호두가 '왜 자기를 데려가지 않냐'고 화를 내듯 짖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안아줬더니 엄청 좋아하는 호두를 보고 강한 연을 느낀 지은 씨는 그 길로 호두를 가족으로 들이게 됐다.
"제가 호두를 선택한 게 아니라 호두에게 선택을 받은 것 같았어요"라고 말하며 지은 씨는 웃어 보였다.
깨발랄한 개구쟁이 호두 덕분에 지은 씨네 가족은 심심할 틈이 없다고 한다.
영특해서 몇 번 알려줬더니 금세 종 울리기와 브이 하면 얼굴을 끼워 넣는 특기를 갖게 됐고, 성격이 좋아서 지은 씨에게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다.
3주 전 슬퍼서 울고 있는 지은 씨를 본 호두는 얼굴을 계속 핥아줬다.
평소에는 누워 있으면 머리카락을 뜯어대던 애가 갑자기 핥아주니 위로를 해주는 것 같아 지은 씨는 큰 감동을 받았다고.
지은 씨는 "소중한 우리 가족 호두야. 우리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라며 "아직 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고 많이 서툴지만 우리가 더 많이 공부하고 사랑해줄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랑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지내자. 사랑해"라며 호두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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