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고양이 서발의 경쟁력
노트펫
입력 2020-08-03 11:11 수정 2020-08-03 11:12
[노트펫] 아프리카 야생은 사자, 표범, 치타 같은 대형 고양잇과동물들의 세상이다. 이들은 먹이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으면서 생태계의 지배자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도 경쟁자는 존재한다. 하이에나과에 속하는 하이에나나 개과동물인 리카온(lycaon)은 빅캣이라고 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만만치 않은 존재들이다.
이들 빅캣(big cat)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고양잇과동물들이 아프리카에 존재하고 있다. 이 중에는 집고양이 크기에 불과한 모래고양이(sand cat) 같은 소형 고양잇과동물도 있지만, 제법 큰 중형 고양잇과동물들도 있다.
아프리카 중형 고양잇과동물을 대표하는 동물은 서발(serval)과 카라칼(caracal)이다. 중형(中形)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의 체구는 집고양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서발의 체중은 암컷 기준 10kg 내외, 수컷은 15kg 내외에 이른다. 이는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American Cocker Spaniel)이나 잉글리시 코커 스파니엘(English Cocker Spaniel)과 비슷한 수준이다.
서발보다 조금 더 큰 카라칼은 아프리카에 사는 중형 고양잇과동물 중에서 가장 크다. 아프리카에서 빅캣 다음으로 덩치 큰 고양잇과동물은 카라칼이라고 할 수 있다. 카라칼의 수컷은 20kg이 약간 미치지 못할 정도다. 이는 암컷 진돗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중형 고양잇과동물들은 다리가 길고 온 몸이 근육질이어서 같은 체중을 가진 개보다는 훨씬 더 크게 보이기도 한다.
서발과 카라칼은 서발속과 카라칼속이라는 다른 속(屬, genus)에 속해있다. 또한 카라칼의 외모는 스라소니(lynx)에 가까워서 아프리카 스라소니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외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발과 카라칼은 유전적으로는 가까운 편이다. 지금으로부터 500만 년 전 같은 조상에서 분화되었다고 추정될 정도로 혈연적인 유사성이 많은 동물들이다.
서발과 카라칼은 빅캣들과는 달리 덩치 큰 사냥감보다는 작은 체구의 사냥감들을 부지런히 사냥하는 편이다. 개체수가 많고 사냥하기에 용이한 설치류가 이들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덩치 큰 사냥감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은 체구의 한계도 있겠지만, 같은 공간에서 사는 빅캣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생존을 위한 선택일 수도 있다. 서발과 카라칼은 주식인 설치류 사냥에 못지않게 새를 사냥하는데도 상당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큰 귀를 가진 두 동물은 고양잇과동물 중에서도 탁월한 청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탄탄한 다리를 가지고 있어서 점프 실력도 대단하다. 그래서 이들은 새가 내는 소리를 귀로 추적하다가 움직임이 포착되면 특유의 놀라운 점프 실력으로 사냥한다.
이들의 결정적인 무기는 고양잇과동물의 특징인 냥냥펀치다. 서벌이나 카라칼은 풀밭에 은신한 상태에서 낮게 날거나 막 비상하려는 새를 향해 서전트 점프(Sargent jump)를 하고, 앞발로 펀치를 날리거나 낚아채버리기 때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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