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치고 장애시스템 62개 늘고…복구 장기화되나

뉴시스(신문)

입력 2025-10-1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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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12시 기준 709개 중 217개 복구…30.6%
당초 647개였으나 709개로 정정…관리부실 지적
연휴 ‘골든타임’ 밝혔지만…피해 개수 늘며 ‘지연’
전소된 시스템, 당초 96개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정부 “15일부터 속도…대전서 일부 복구 효율적”


28일 국과수 요원들이 화재가 완진된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09.28 뉴시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정부 전산망 마비가 발생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정부가 밝힌 연휴 내 ‘골든타임’이 지나고 장애 시스템도 당초 647개에서 709개로 늘면서 복구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화재로 중단된 행정 정보 시스템 총 709개 가운데 복구된 시스템은 217개로, 복구율은 30.6%다.

추가로 정상화된 시스템은 행안부 비영리지원사업관리시스템(NPAS), 금융위 내부업무포털 및 국회업무관리 등 3개다. 국민 파급력이 큰 1등급 시스템은 40개 중 30개(75%)가 복구됐다.

앞서 정부는 이번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정보 시스템이 647개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그러나 전날 해당 시스템 목록을 62개 늘어난 709개로 정정해 발표했다. 등급별 정보 시스템 수는 1등급 40개, 2등급 68개, 3등급 261개, 4등급 340개로 파악됐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국정자원 내부 관리 시스템인 ‘엔탑스’(nTOPS)가 복구되면서 전체 장애 시스템 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보다 정확한 복구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민재 차관도 국정자원 화재 관련 브리핑에서 “그동안 엔탑스가 안 돼 관제 목록과 기존 자료, 직원들의 기억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며 “(복구 후) 부처와 확인 과정을 거쳐 목록을 확정하게 됐다.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재 발생 2주가 지난 뒤에야 정확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게 되면서 시스템 관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화재 당일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시스템을 70개로 발표했다가 하루 뒤에 96개로 정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30일 브리핑 당시 ‘엔탑스가 피해를 입어 개별 기관이 관리하는 시스템 개수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으며, 새로운 장애 시스템이 추가로 발견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우체국 금융, 공직자 통합 메일과 같은 시스템은 기능별로 세분화돼 시스템 수가 증가했고, 공무원 업무 시스템 ‘온나라 문서 시스템’은 기관별로 있던 목록이 정부업무관리시스템으로 통합돼 일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그러면서 “정확한 현황 관리를 통해 앞으로는 더욱 정밀한 복구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 시스템 개수가 종전보다 늘면서 복구 작업도 그만큼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 장관은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 3일 “정부는 이번 7일간의 연휴를 정보 시스템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비상한 각오로 복구의 속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복구율은 여전히 30%대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복구 속도가 더딘 이유로 ‘시스템 연계’ 문제를 꼽고 있다.

화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전소된 7-1 전산실 내에는 96개 정보 시스템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시스템의 경우 화재 영향이 적은 다른 전산실의 시스템과 연계돼 운영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3일 전산망 장애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행안부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것도 복구 작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직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작업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소된 시스템이 기존 96개보다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복구 속도가 더욱 더뎌질 가능성도 있다.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은 전날 “전소된 시스템 개수 96개는 7-1 전산실 기준으로 계산했던 거고, 이는 웹사이트 기준으로 처음에 산출한 것”이라고 했다. 화재로 전소된 정보 시스템 개수가 당초 96개에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정부는 오는 15일 이후부터는 복구되는 시스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안부는 이달 말까지 도입할 예정이었던 장비를 연휴 중 신속하게 도입해 현재까지 서버 90대, 네트워크 장비 64대 등 198대의 전산 장비를 신규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 분진의 영향을 받았던 8전산실도 연휴 기간 동안 분진 제거가 완료돼 전기 선로 복구 작업이 완료되는대로 시스템 복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전소된 시스템는 대구센터로 이전하거나 대전센터 내 다른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4주를 목표로 잡고 해당 시스템 전체를 대구센터로 옮겨 복구하기로 했지만, 계획을 선회한 것이다.

김 차관은 “시스템 전체를 대구센터로 이전하는 것보다 대전센터에서 신속히 장비를 수급해 복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술적 판단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도 “대구로 가려고 계획했다가 대전에 남는 것들은 오래된 장비로, 대전센터에서 재구축하는 게 빠르다고 판단한 장비들”이라며 “적어도 대구센터로 이전해 복구하는 것보다 시간이 빠르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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