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 사장 “갤럭시S25 가격 동결, 진짜 어려운 결정”

뉴시스(신문)

입력 2025-01-23 18:48 수정 2025-01-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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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2025] 노태문 사장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언급
내부 반대에도 통큰 결단…中 발빠른 추격에 ‘견제구’ 던진 듯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확보…전작보다 많이 팔릴 것”


ⓒ뉴시스

“갤럭시S25 시리즈 가격 동결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본부장(사장)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 직후 국내 취재진 대상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 물가·환율 인상 부담 있지만…갤S25 전 모델 ‘동결’ 결단


삼성전자는 국내에 출시하는 갤럭시25 시리즈 전 제품 가격을 전작과 같은 판매가로 동결했다.

우선 메모리 12GB, 256GB 저장공간을 탑재한 모델의 가격은 일반 115만5000원, 플러스 135만3000원, 울트라 169만8400원이다. 메모리 12GB, 저장공간 512GB 기준으로는 일반 129만8000원, 플러스 149만6000원, 울트라 212만7400원이다. 또한 울트라는 1TB 저장공간 모델도 출시한다. 12GB 메모리는 212만7400원, 16GB 메모리는 224만9500원이다.

갤럭시S25 시리즈는 진화한 AI기능과 함께 성능이 강화된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하드웨어(SW), 소프트웨어(SW) 모두 개선했지만 가격은 올리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게다가 물가 인상에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최근 256GB 용량은 가격을 유지하고 516GB 용량만 소폭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판매량을 고려해 급하게 결정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노 사장은 이와 관련해 “갑작스럽게 결정한 게 아니다. 굉장히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거쳤다”며 “새롭게 선보인 모바일 AI 갤럭시가 AI 에이전트로 대표될 수 있도록, 새로운 경험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은 IT 강국이자 여러 기술과 문화를 선도하는 만큼 새로운 AI 경험을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확산하면 글로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수익 부담 등으로 내부 반대도 있었지만 노 사장은 ‘동결’을 밀어붙였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이 진정성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대신 전작보다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경영진이 굉장히 어렵게 가격 동결 결정을 했다”며 “소비자들께 많이 돌려드렸기 때문에 많이 팔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 매섭게 추격하는 中…‘가격’으로 견제구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단은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는 만큼 부담을 안고서라도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가격 동결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도 적용했다.

특히 샤오미는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시장조사기관마다 다르지만 출하량은 전년보다 대략 14% 안팎 수준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아직 격차가 나지만 삼성전자는 성장보다 ‘유지’에 가깝다면 샤오미는 ‘우상향’ 기조를 나타내고 있어 삼성전자로써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발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안방인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야심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국내 시장은 스마트폰 시대에 진입하면서 애플 아이폰 이외의 외산폰이 주목을 받지 못한 구조를 유지해왔다. 이에 ‘외산폰 무덤’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샤오미도 그동에는안 총판을 운영하며 자급제 모델로 소극적 대응을 해왔다. 그러다 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오프라인 판매량까지 확보했다.

과거만해도 외산폰 진출은 찻잔속 태풍 정도로 해석됐는데, 이번에는 다른 시각도 있다. 샤오미가 글로벌에서 점차 세를 불려나가고 있는 만큼 국내시장에서도 변화가 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샤오미의 국내 시장 진출과 관련해 “값싼 폰이 들어와서 우리쪽 단말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면서 “고민이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노 사장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을 굉장히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시장이 원하는 제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가장 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파트너사와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 커지는 AI 스마트폰 시장…“‘많이 팔아’ 주도권 수성”

노 사장은 점차 커지는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갤럭시S25 시리즈로 수성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노 사장은 “시장 수요 예측을 보면 올해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작년보다 3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스마트폰이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점차 모바일 AI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나오면 과도기를 많이 겪지만 모바일 AI는 시장에서 잘 수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S25를 시작으로 진정한 AI 컴패니온(동반자) 디바이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사용자와 같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사용자가 어떤 앱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말로 명령하면 AI가 알아서 처리해 주는, 그런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양한 협력사들과 함께하면서 거대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AI 생태계가 정착되도록 하는 게 우리 목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갤럭시S25 판매량이 전작보다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했다. 노 사장은 “갤럭시S24 시리즈는 처음으로 갤럭시AI를 공개하면서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면 이번에는 진정한 의미에서 AI 컴패니언을 실현했다. 앱을 넘나들며 사용자가 원하는 주문을 실현한다”고 했다.

그는 “갤럭시S24 구매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가 기여한 바가 굉장히 컸다”며 “AI 스마트폰이 새로운 모바일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개선된 AI 기능을 바탕으로 올해 갤럭시S25가 9년 만에 S시리즈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올해 갤럭시S25 판매량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3700만 대로 추정된다”며 “2016년 갤럭시S7(4900만 대) 이후 9년 만에 최대 판매량”이라 분석했다.

[새너제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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