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10대 계정’ 비공개, 해결책 될 수 없어…교육부터 해야”
뉴시스(신문)
입력 2024-09-21 07:26 수정 2024-09-21 07:26
청소년 이용자 보호…인스타그램 ‘10대 계정’ 전환
비공개 전환·사용시간 제한…부모 관리감독 기능↑
“SNS 사용, 일상과 밀접해…청소년 교육 우선돼야”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미국 종합 IT기업 메타가 청소년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18세 미만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강제 전환하는 가운데, 이러한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일상화 된 만큼 청소년의 대인관계, 학교 생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결책을 찾고 스스로 규제할 수 있도록 교육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1일 메타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18세 미만 청소년 사용자를 ‘10대 계정’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우선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먼저 시행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10대 계정은 비공개 상태로 기본 설정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게시물이 보여지고 메시지(DM)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개 계정과 달리, 비공개 계정 이용자는 팔로우를 허락한 사람에 한해 게시물을 보거나 DM을 주고받을 수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무분별한 콘텐츠 노출이 청소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이 나오자, 메타가 자율규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스타그램은 어린이·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진행한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에 따르면, 어린이 2675명 중 86.2%는 지난 일주일 동안 이용한 서비스 및 플랫폼으로 ‘인스타그램’을 꼽았다. 페이스북이 16.5%로 뒤를 이었다.
당사자인 청소년들 역시 규제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다만 일괄적으로 청소년 SNS 계정을 비공개 조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계정 공개 여부는 자율성에 맡기고 콘텐츠 규제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학교 2학년인 성아윤(14)양은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잔인한 영상이나 불쾌한 영상 같은 것이 많이 뜬다. 규제는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잘못한 게 없는데 내 계정을 굳이 비공개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인 김한서(14)군도 “SNS에서 이상한 영상이나 위험한 챌린지를 보고 따라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비공개 전환보다는 그런 영상을 내리거나 비공개 하는 조치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10대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도 제한된다. 청소년 이용자는 1시간 이상 연속 사용 시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을 받고,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수면 모드가 활성화돼 알림이 뜨지 않는다.
또 부모는 관리 감독 기능을 통해 앱의 총 이용시간을 제한하거나 특정 시간대의 인스타그램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자녀가 지난 7일 동안 누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는지 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은 사용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중학교 3학년 강성희(15)양은 “휴대폰이 있고, 인스타그램 외에 다른 SNS도 많은데 사용시간 제한이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오히려 다른 SNS를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청소년에 대한 규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SNS 사용이 일상과 밀접해 있는 만큼, SNS상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 내의 대인 관계 등을 살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도 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디지털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학교폭력, 사이버 폭력 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며 “분절적인 접근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활동 기회가 줄다 보니 휴대폰이 주는 매력이 커졌다. 아이들이 스스로 규제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우는 것은 교육 밖에 없다. 주입식이 아닌 여러 체험과 활동이 결합된 교육이 도입돼야 한다”며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이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환경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권 교수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기관들과 협업해 아이들에게 체험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열린 교육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회사 차원에서도 형식적인 규제에 그치지 않는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권 교수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SNS 활용 방법론을 찾도록 플랫폼 회사에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회 분위기에 굴복해서 추종하고 따라가는 규제가 아니라 공동의 상생을 위한 방법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비공개 전환·사용시간 제한…부모 관리감독 기능↑
“SNS 사용, 일상과 밀접해…청소년 교육 우선돼야”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미국 종합 IT기업 메타가 청소년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18세 미만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강제 전환하는 가운데, 이러한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일상화 된 만큼 청소년의 대인관계, 학교 생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결책을 찾고 스스로 규제할 수 있도록 교육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1일 메타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18세 미만 청소년 사용자를 ‘10대 계정’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우선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먼저 시행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10대 계정은 비공개 상태로 기본 설정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게시물이 보여지고 메시지(DM)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개 계정과 달리, 비공개 계정 이용자는 팔로우를 허락한 사람에 한해 게시물을 보거나 DM을 주고받을 수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무분별한 콘텐츠 노출이 청소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이 나오자, 메타가 자율규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스타그램은 어린이·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진행한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에 따르면, 어린이 2675명 중 86.2%는 지난 일주일 동안 이용한 서비스 및 플랫폼으로 ‘인스타그램’을 꼽았다. 페이스북이 16.5%로 뒤를 이었다.
당사자인 청소년들 역시 규제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다만 일괄적으로 청소년 SNS 계정을 비공개 조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계정 공개 여부는 자율성에 맡기고 콘텐츠 규제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학교 2학년인 성아윤(14)양은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잔인한 영상이나 불쾌한 영상 같은 것이 많이 뜬다. 규제는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잘못한 게 없는데 내 계정을 굳이 비공개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인 김한서(14)군도 “SNS에서 이상한 영상이나 위험한 챌린지를 보고 따라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비공개 전환보다는 그런 영상을 내리거나 비공개 하는 조치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10대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도 제한된다. 청소년 이용자는 1시간 이상 연속 사용 시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을 받고,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수면 모드가 활성화돼 알림이 뜨지 않는다.
또 부모는 관리 감독 기능을 통해 앱의 총 이용시간을 제한하거나 특정 시간대의 인스타그램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자녀가 지난 7일 동안 누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는지 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은 사용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중학교 3학년 강성희(15)양은 “휴대폰이 있고, 인스타그램 외에 다른 SNS도 많은데 사용시간 제한이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오히려 다른 SNS를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청소년에 대한 규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SNS 사용이 일상과 밀접해 있는 만큼, SNS상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 내의 대인 관계 등을 살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도 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디지털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학교폭력, 사이버 폭력 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며 “분절적인 접근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활동 기회가 줄다 보니 휴대폰이 주는 매력이 커졌다. 아이들이 스스로 규제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우는 것은 교육 밖에 없다. 주입식이 아닌 여러 체험과 활동이 결합된 교육이 도입돼야 한다”며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이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환경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권 교수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기관들과 협업해 아이들에게 체험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열린 교육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회사 차원에서도 형식적인 규제에 그치지 않는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권 교수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SNS 활용 방법론을 찾도록 플랫폼 회사에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회 분위기에 굴복해서 추종하고 따라가는 규제가 아니라 공동의 상생을 위한 방법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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